[쿠키 연예] 원작의 힘일까, 영상의 미학일까. 소설을 드라마화 혹은 영화화한 작품이 봇물을 이루면서 원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출간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영상 매체의 영향력과 인기로 다시금 베스트셀러에 올라 출판 업계도 덩달아 화색을 띄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화 ‘도가니’와 ‘완득이’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원작 소설이 불티나게 팔렸고,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원작 소설이 일주일 만에 14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판매량이 드라마 방영 전보다 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또한 국내 출간된 지 1년이 넘은 소설 ‘밀레니엄’은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된 후 또다시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부러진 화살’은 동명의 르포소설을 바탕으로 5년 전 벌어진 석궁 테러사건을 다루고, 다음 달 15일 첫 방송되는 tvN 드라마 ‘일 년에 열두 남자’는 지난 2005년 독일에서 출간돼 인기를 얻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많은 까닭은 탄탄한 구성과 입체적인 캐릭터 등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이미 책을 통해 증명된 감동과 작품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흥행 실패의 위험 요소가 적어 각광받고 있다. 오래전부터 간헐적이었던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몇 년 간 더 짙은 양상을 띠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 소설을 찾는 사람들이 느는 이유는 작품의 감동의 여운을 이어가고 싶은 심리 때문이다. 또한 원작을 미리 접했던 관객이나 시청자는 소설이 영상으로 어떻게 재탄생됐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관심을 갖기 때문에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원작과 다른 점 및 같은 점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곧 영화로 개봉하거나 드라마로 방영되는 소설도 올해 줄을 잇고 있어 이러한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훈의 ‘현의 노래’와 박범신의 ‘은교’, 김영하의 ‘오빠가 돌아왔다’, 이재익의 ‘싱크홀’, 정유정의 ‘7년의 밤’이 대표적이다.
또한 스티브 잡스의 전기 ‘스티브 잡스’는 소니에서 판권을 구입해 ‘소셜 네트워크’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했던 아론 소킨에게 각색을 요청한 상태다.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이자, 역대 일본추리소설 베스트 10에 드는 미스터리의 걸작으로 꼽히는 ‘화차’는 이선균과 김민희 주연으로 일본보다 먼저 국내에서 영화화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