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신춘수-조승우, 이 무모한 사람들의 기대되는 행보

‘닥터 지바고’ 신춘수-조승우, 이 무모한 사람들의 기대되는 행보

기사승인 2012-01-18 10:49:01
[쿠키 문화] 뮤지컬 ‘닥터 지바고’에 주지훈 대신 조승우가 투입됐다. 프로듀서인 신춘수 오디뮤지컬 대표의 고민과 조승우의 결단에 의해서 이뤄진 결과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정확히는 비상식적인 일의 연속이었다. 일면 이들의 현 행보는 기존 뮤지컬계의 캐스팅 관례에 비춰보면 무모하기까지 한 행보다.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신춘수 대표는 “보통 새로운 뮤지컬 캐스팅 발표를 할 때 흥분되기도 하고 긴장되는데 오늘은 분위기가 다르다”고 운을 뗀 후 “지난 8일 갑작스럽지만, 주지훈이 성대결절로 인해 하차 결정을 하고 난 후 프로덕션이 난항을 겪었다. 그날 밤 뮤지컬 ‘닥터 지바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고, 고민을 하다가 승우에게 캐스팅 제안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캐스팅을 이런 시점에서 하는 것이)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안다. 그렇지만 작품적으로 가장 강력한 지바고를 선택하는 것이 이 작품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내면에는 오랫동안 승우와 작업을 하면서 작품에 대해 늘 진지한 성찰로 작품을 선택했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면 (승낙할) 여지가 있을 것 같고 조승우란 배우가 뮤지컬을 사랑하기 때문에 현 상황을 진심으로 이야기하면 (캐스팅)의 가능성이 조금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다음 날 앞뒤 안가리고 캐스팅 제안을 하게 됐다. 그리고 믿기 어렵겠지만 이렇게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홍광호를 원캐스팅으로 가고 커버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배우가 필요했다. 지바고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커버 시스템으로만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승우에게 제안을 했다. 일단 거슬러 올라가면 지바고 제안을 하며 대본을 건넨 것이 영화 ‘퍼펙트 게임’을 찍을 때지만, 그때 이미 ‘조로’라는 작품을 준비할 때여서 거절을 했었다. 그것까지 생각하면 이번에 정말 말도 안되는 제안이었다”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한 조승우는 “사실 신춘수 대표님께 연락이 왔을 때 이 분이 드디어 정신이 나갔구나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헛웃음이 나왔다. ‘조로’ 3회차 공연을 남겨둔 상황에서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었는데, ‘닥터 지바고’ 이야기를 나왔을 때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었고, 드디어 대표님이 갈 때까지 갔구나, 우리의 거리가 이렇게 멀어지는구나라고까지 생각했다”며 캐스팅 당시를 거론했다.

이어 첫 캐스팅 당시를 거론하며 “처음에 ‘닥터 지바고’를 거절했던 것은 당시에 ‘조로’ 공연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2월 전에‘닥터 지바고’를 올린다며, 나에게 왜 이러나 싶었다”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지않나. (캐스팅을 하는 것이) 정말 저를 위한 길이고, 저를 필요로 한다면 공연을 늦춰준다거나 해야 하는데 아니었다. 대관에 맞춰 배우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굉장히 불쾌했다. 그래서 거절을 했다. 그러나 우리 관계가 나쁘지 않고, 대표님도 사정이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닥터 지바고’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았다. 대본을 읽었을 때 대본도 넘어가지 않았따. 시대 상황이나 그런 것들이 아직은 저한테는 흥미의 요소나 감동으로 전달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때는 이미 ‘퍼펙트 게임’이나 ‘조로’에 빠져있을 때였는데, 다른 작품이 오면 안 될 상황이었다. 그래서 제안이 왔는데, 어이가 없어서 오디 측에 말도 하지 않고 무작정 ‘닥터 지바고’ 연습 현장으로 갔다. 그런데 홍광호나 전미도 등이 하는 리허설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무대가 없어도, 마이크가 없어도, 음악이 없어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엄청난 파워가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광호가 저를 많이 꼬셨다. 매일매일 보면서 볼멘소리 하면서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광호가 성경구절을 보내줬고, 그것을 듣고 결심을 하게 됐다”며 참여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조승우가 무대에 오르는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연습 후 약 2주 뒤에 조승우의 상황을 봐서 티켓 오픈 등이 정해질 예정이다. 때문에 이번 ‘닥터 지바고’에서 조승우 캐스킹은 신 대표에게도 도전이지만, 동시에 12년간 절대적인 티켓 파워를 자랑한 조승우에게도 시험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닥터 지바고’는 오는 27일부터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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