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내 이름은 칸’ ‘세 얼간이’에 이어 또 한편의 따뜻한 인도영화가 탄생했다. 도시락을 통해 우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스탠리의 도시락’이 그 주인공이다.
스탠리는 늘 상처투성이의 얼굴에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을 일삼지만 유머와 재치, 훈훈한 외모를 겸비한 덕에 반 친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독차지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스탠리는 번번이 점심 도시락을 못 싸온다. 친구들에게는 순발력을 발휘해 그럴싸한 핑계를 대지만 점심시간 마다 학교주변을 서성이며 물로 배를 채운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아비셱에게 들키고 친구들은 스탠리와 함께 정성스레 싸온 도시락을 나눠 먹는다.
하지만 이들의 단란한 점심시간을 방해하는 훼방꾼이 있었으니 ‘배고픈 늑대’라 불리는 베르마 선생님이다. 식탐 대마왕인 베르마 선생님은 점심시간마다 아이들의 도시락을 뺐어먹는다.
아이들은 베르마 선생님을 따돌리고 중앙계단, 운동장, 원형극장 등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점심을 나눠 먹지만 결국 베르마 선생에게 걸리고, 열 받은 베르마 선생님은 도시락을 못 싸오는 스탠리에게 “점심 안 싸올 것이면 학교도 나오지 마라”고 분풀이를 한다.
결국 스탠리는 학교에 오지 못한 채 학교 주변을 서성이고 아이들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교장선생님은 베르마에게 징계를 가한다.
영화는 교훈적 이야기와 곳곳에 배치되는 흥겨운 음악 등 인도영화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겉으로는 코믹 감동 드라마를 표방해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스탠리와 친구들의 훈훈한 우정을 보여주지만 소외당하고 고통 받고 있는 인도의 미성년 노동자들의 심각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세계적으로 2억 5천만 명에 달하는 어린이 노동 인구 중 인도에서만 약 1200만 명의 아이들이 채석장, 카카오 밭 등에서 1달러도 안 되는 일당을 받으며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일하고 있는 뼈아픈 현실을 담는다.
커다란 눈을 가진 인도아이들의 순수한 모습과 도시락 하나도 나눠먹으려고 하는 이들의 우정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더 넓은 마음을 가지라는 반성의 기회도 제공한다.
하지만 베르마 선생님이 스탠리를 지나치게 미워하는 것과 도시락에 미치광이처럼 집착하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보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예측 가능한 스토리와 밋밋한 구성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다소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다.
얄미운 베르마 선생님은 아몰 굽테 감독이 직접 연기했으며 스탠리 역을 맡은 파토르 굽테는 아몰 굽테 감독의 친 아들이다. 영화는 오는 8일 국내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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