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롭지 못한 부탁…” 이번엔 ‘김희철 문자’ 시끌

“은혜롭지 못한 부탁…” 이번엔 ‘김희철 문자’ 시끌

기사승인 2012-03-21 14:17:01


[쿠키 정치] 서울 관악을 경선과정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문자 의혹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상대 후보로서 이 대표를 맹비난한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 측 역시 조작으로 의심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주장이 등장해 시끌벅적하다.

일단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이 문자메시지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린 상태지만, 일각에서는 문자메시지 속 일부 표현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21일 인터넷에는 자신을 관악구 주민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이 경선이 진행되던 18일에 받았다며 문자메시지 화면을 캡처해 공개했다.

이 문자메시지는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예배시간 전 후 집 전화 여론조사 끊지 마시고 응답 부탁드리겠습니다. 40세 이상 질문 끝나고, 19세~39세 응답해 주세요. 야권단일후보 김희철 후보 지지해주세요. 주일날 은혜롭지 못한 부탁 죄송합니다. 승리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도록 하겠습니다. 이행자 드림'이라는 내용이며 수신 시간이 18일 오전 10시 41분으로 돼 있다.

이행자 서울시의회 의원은 김희철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일단 내용상 단순 지지 호소로 해석돼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가 20개만 넘지 않는다면 '동보(同報)'로 보지 않아 누구나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문자메시지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이 문자메시지만으로 문제를 삼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이 의원 역시 이날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선거법 개정으로 모든 지지자는 지지문자를 1번에 20개 이내로 제한 없이 보낼 수 있다"며 "법적하자가 없음을 아는 법조인으로부터 검토 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문자메시지 속 '40세 이상 질문 끝나고, 19세~39세 응답해 주세요'라는 부분에서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의원은 트위터에서 "40대 이상이 끝났다는 것은 50, 60대로 답하니 전화를 끊어버리더라는 지인들의 전화로 추측가능했다"며 "20, 30대가 전화 받아 응답해달라는 투표독려이지 누구처럼 나이를 바꿔달라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 문자의 '다른 나이대로 답변해야 함'과는 다른 성격의 내용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이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 의원이 법적인 검토까지 마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신한 상태에서 떳떳하게 보낸 문자메시지라면 왜 '은혜롭지 못한 부탁 죄송합니다'라는 표현을 썼냐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요구하게 돼 미안하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주일날 은혜로운 문자는 어떤건가요?"라는 등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한편 김 의원측인 이 논란에 대해 "개인이 좋아서 지지하는 건데 어쩌겠느냐"며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