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이주노동자의 삶을 그린 영화 '방가방가'로 잘 알려진 칸 모하메드 아사두즈만(사진·한국명 방대한)씨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투표한 소감을 전했다. 1996년 한국에 와 2010년 한국으로 귀화하게 된 이주노동자 방씨는 이번에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방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 기분에 대해 "처음에는 이렇게 낯선 나라에 와서 투표권을 가져서 좀 긴장했다"며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당황했다"고 전했다.
16년째 충북 음성군에 살고 있는 그는 "주변 사람들이 웬만하면 나를 잘 알고 있다. 다른 동네 가서 내가 투표했으면 몰랐을 텐데 이 동네 사람들의 99%는 나를 알고 있다"며 투표 현장에서 편견이나 차별 등이 느껴지는 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후보 선택 기준에 대해 "지역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사람에게 투표했다"고 전하며 "나도 4년제 대학 졸업했기 때문에 누구 뽑았는지는 물어봐도 대답 안 한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그는 우리나라 선거와 다른 점에 대해 선거운동 분위기와 투표율을 들었다.
방씨는 "비슷하지만 방글라데시는 약간 시끄러운 점이 많다. 그런데 대한민국에는 시끄럽지 않다"며 "후보 간에는 시끄럽지 않은데 주위 사람들 간에 싸움이 생기는 등 시끄러운 일이 많다.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우리도 사실은 확성기 틀어놓고 차 타고 다니면서 선거운동 노래도 틀어놓고 이런 거 많이 한다'고 하자 "그것보다 더 넘는다. 24시간 동안 노래를 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방씨는 방글라데시의 열띤 투표 열기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방글라데시는 투표율이 70~80% 정도"라며 "투표하는 날 즐거운 분위기로 다 간다. 솔직히 나도 영화배우로 떴지만, 지방에 조그만 행사가 있었는데 투표 때문에 행사 취소하고 투표하러 왔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던 2008년 제18대 총선 투표율이 46.1%였다.
방씨는 최근 일어난 '수원 토막 살인사건' 이후 외국에서 이주해 온 이들에 대한 반감 우려에 대해 "사람은 다 똑같지 않으니까 그 한두 명 때문에 우리 이주노동자한테 약간 달라지는 시선같은 건 별로 없다. 사람은 다 똑같지 않기 때문에 누구는 나쁘게 생각하고 누구는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