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버릇이 안좋다” 또래 여자친구에 참혹한 짓

“말버릇이 안좋다” 또래 여자친구에 참혹한 짓

기사승인 2012-04-19 00:29:01
[쿠키 사회] 가출한 뒤 집단생활을 하던 여자친구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10대 6명 등 남녀 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18일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함께 지내던 A양(18)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야산에 매장한 혐의(폭행치사 및 사체유기)로 구모(19)군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가담 정도가 가벼운 이모(18)군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5일 오후 3시쯤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의 구군이 세 들어 사는 반지하 방에서 A양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번갈아가며 3∼4시간 폭행했다. 구군 등은 “왜 뒤에서 남의 험담을 하고 다니느냐”며 A양의 전신을 구타했다.

이들은 집단 구타로 A양이 숨지자 방안에 있던 서랍장에 시신을 넣어 보관했다가 7일 새벽 2시쯤 300여m 거리의 근린공원으로 청테이프로 손발을 묶은 시신을 옮겨 삽과 프라이팬으로 땅을 판 뒤 묻었다.

구군은 경찰에 “평소 A양의 말버릇이 좋지 않았다”며 “여자친구가 있는 남학생을 자신이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녀 친구들 간에 앙금이 생겼다”고 진술했다.

체구가 왜소한 A양이 집단폭행을 당한 장소는 3층 다가구 주택으로 반지하에 원룸 형태의 방이 3개 있다. 이웃 주민들은 A양이 폭행을 당하는 동안 비명소리 등을 전혀 듣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군 등은 범행 직후 완전범죄를 위해 범행사실을 숨기기로 서로 약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고민하던 이군 등 2명이 범행 12일 만인 17일 오후 부모를 대동하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엽기적인 살인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은 자수한 이군 등의 진술을 토대로 근린공원의 암매장 장소에서 A양의 시신을 발굴하고 이날 오후까지 구군 등을 모두 검거했다.

일산경찰서 양정복 강력계장은 “학교를 자퇴하거나 퇴학을 당한 구군 등은 몇 달 전 가출한 뒤 행신동에 방을 얻어 함께 생활해왔다”며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죄를 캐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김상기 기자
swjang@kmib.co.kr
김상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