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새누리당 문대성(36·사진) 당선자가 박사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공식적으로 밝혀지고 탈당한 후에도 파문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0일 국민대 발표 직후 야권은 탈당으론 부족하다며 문 당선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코리아타임스는 2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앤드류 미첼 언론담당 매니저가 “IOC 위원인 문 당선자의 논문 표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문 당선자가 과거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연재했던 수기에 논문과 학업 생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적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서 문 당선자는 박사논문과 마찬가지로 대필 혹은 표절 의혹이 제기돼 있는 자신의 석사논문에 대해 제목을 틀리게 쓰기도 했다.
수기에서 문 당선자는 “논문 준비를 꼼꼼히 한 덕분에…” “공을 들여 논문을 작성했다” “석사가 통과된 후 나의 공부에 대한 욕심은 여전히 배가 고팠다”라는 등 학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과시했다.
문 당선자는 2004년 11월초부터 2005년 5월말까지 인터넷 매체 조이뉴스24에 주 1회씩 30회에 걸쳐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담담히 풀어낸 수기 ‘울지 않는 거인’으로 독자들을 만난 바 있다.
이 중 11번째 수기인 ‘운동보다 공부가 쉬웠어요’에서 문 당선자는 자신이 대학원을 진학하게 된 계기 등을 이야기 한 후 “운동이 끝나고 숙소에서 전공 관련 서적을 읽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결국 2년 노력 끝에 석사논문을 통과했다”며 “주제는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 전 불안 심리에 관한 연구’였다. 첫판 징크스에 무척 시달렸던 나를 비롯해 선·후배들을 집중 연구대상으로 삼은 뒤 공을 들여 논문을 작성했다”고 썼다.
이어 그는 “결국 가장 큰 원인은 승부에 대한 긴장감이었고, 이를 풀기 위해 경기 전 기합 소리를 힘차게 지르는 등 노하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며 “논문 준비를 꼼꼼히 준비한 덕분에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커다란 효험을 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문 당선자가 말한 논문인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 전 불안 심리에 관한 연구’는 용인대 석사논문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쟁상태 불안에 관한 연구(2003년 2월)’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문 당선자는 수기에 2년 간 노력을 기울이며 꼼꼼히 준비해 썼다는 논문의 제목을 틀리게 기술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던 초반 비교 분석을 통해 “박사논문뿐 아니라 석사논문도 표절이다”라고 주장한 학술단체협의회가 문 당선자의 석사논문 표절 대상으로 지목한 논문이 2001년 김모(경희대)씨의 ‘태권도 선수들의 시합 전 경쟁상태 불안에 대한 연구’다.
여기에 최근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 당선자의 석사논문과 관련, “발표 2년 뒤 한국스포츠리서치라는 학술지에 다시 게재될 때 그 전까지 대표저자가 아니었던 김태일 교수가 대표저자로 등록됐다”며 ‘대필 의혹’을 제기한 상황이다.
여기서 최 평론가는 “2006년 김태일 교수가 동창 모임에서 자신이 문대성 교수 논문을 대필해줬고 대가로 동아대 교수로 채용됐다는 말을 했다는 증언을 제보받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 교수는 언론을 통해 “동창들과 모임에서 그런 얘기한 한 적이 없다.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현재 최 평론가를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문 당선자는 27번째 수기 ‘유혹의 손길’에서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획득 후 일약 스타로 떠올라 연예 매니지먼트사, 이종격투기계로부터 파격적인 조건에 영입 제안을 받았음에도 거절했다고 밝히면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라는 직함이 주는 성취도와 만족감을 그 어느 것도 따라올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학업에 대한 애착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국민대학교 연구윤리위원회는 20일 문 당선자의 박사논문 ‘12주간 PNF 운동이 태권도 선수들의 유연성 및 등속성 각근력에 미치는 영향(2007년 8월)’에 대한 표절 의혹 예비조사를 벌인 결과 “명지대 김모 박사학위 논문과 이론적 배경 등 기술한 상당 부분이 일치한다”며 표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