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최근 '악마에쿠스' '철근악마' 등 인간의 부주의와 이기심 등으로 동물이 고통 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고의로 개를 차 뒤에 매달고 끌고가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제보가 동물보호단체에 접수됐다.
이번 사건은 개가 차에 매달려 끌려가 충격을 준 '악마에쿠스' 사건과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악마에쿠스' 사건은 트렁크 안에 묶어둔 개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고의성 여부에 대해 논란이 될만한 소지가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차 밑부분에 줄이 고정돼 있어 고의로 한 행위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사랑실천협회(동사실)는 30일 부산 토곡 쪽에서 수영구 망미동 방면으로 가는 길에 앞 차가 개를 매달고 끌고 다니는 것을 목격했다는 제보를 접수, 관할인 부산 남부경찰서에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동사실이 전한 제보 내용에 따르면 덩치가 큰 이 개는 차 밑부분에 고정된 줄에 묶여 끌려가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대소변을 지리고 혓바닥은 축 늘어진 채로 침을 질질 흘리기도 했다.
지나가던 차들이 이 상황을 목격하고 해당 비스토 차량에 계속 경적을 울렸지만 무시하고 계속 달렸으며, 인도에 있는 사람들 역시 차량에 대고 손으로 휘젓는 등 상황을 알리기 위해 애썼지만 차량은 계속해서 운행해 사라졌다. 따라서 현재 이 개가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동사실 박소연 대표는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개를 매달고 달린 고의성이 100% 확증되는 사건"이라며 "개를 차 뒤에 매우 짧게 매달아 차가 급브레이크라도 밟았다면 개는 차 뒤에 그대로 받쳐 크게 다쳤을 수 있다. 주변의 만류를 무시하고 계속 달린 점으로 볼 때 현행법을 위반한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런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매년 일어나고 있다"며 "동사실은 이런 유사한 사건을 매년 제보받고 있기 때문에 '악마에쿠스' 사건도 차량 주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공개수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아무리 고의적으로 동물에게 고통을 가했다고 할지라도 만일 이 개가 다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 동물보호법은 또 다시 이 학대자를 처벌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은 말로만 동물보호법을 가지고 있는 나라나 다름없다. 이 기회에 전세계에 대한민국 동물보호법의 부실함을 널리 알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는 하지 말아야 할 동물학대 행위를 모두 '~죽이는 행위' '~상해를 입히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박 대표는 "공포감·스트레스 등을 주는 행위, 질병 등을 방치하는 행위, 먹이를 주지 않는 행위 등은 대한민국에서 동물학대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동물학대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