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신촌 대학생 살인사건'의 충격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의 전 여자친구 박모씨가 경찰조사를 받은 후 피해자의 지인과의 전화통화에서 "살해 계획은 세웠지만 실제로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인 김모씨와 살해 당일 마지막까지 카카오톡 문자를 주고 받았던 지인 A씨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저께인가 어저께인가 김씨의 전 여자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경찰서에 있다. 변호사를 선임해야 되겠다. 지금 굉장히 불안하다'고 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자 '계획은 했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고 밝혔다.
A씨는 박씨와의 통화를 녹음한 음성파일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치밀하게 계획을 했는데도 말리지 않은 것"이라며 "미리 칼을 사놓고 이런 것들까지 피해자의 전 여자친구는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로부터) 사건 당일 '이제 여차친구를 만났다. 그리고 피의자들을 만났다'는 카카오톡 문자가 온 후 '여자친구는 중간에 갔다. 그런데 얘네들하고 남았는데 점점 골목으로 끌고 간다. 수상하다'라는 말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며 '그냥 주먹다짐까지는 생각했었는데 살인까지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라고 말했다.
A씨는 박씨가 중간에 빠진 것에 대해 "아마 피해자를 별로 보고 싶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김씨가) 여자친구랑 그것(사령카페 문제) 때문에 의견 다툼을 좀 했다. 그리고 마음도 굉장히 아파했다"며 "자신이 좀 더 돌봐주고 아껴줬어야 되는데 그걸 못했다고 굉장히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전 여자친구 박씨는 올해 2월부터 사령카페에 빠지기 시작했다. 불과 3개월 남짓한 시간임에도 끔찍한 사건에 개입될 정도로 깊이 빠져든 것이다.
A씨는 "(박씨가) 초창기 때에는 계속 그러지 않았다. 그런데 키**(범인 이모군)와 꼬***(홍모양)라는 사람을 만나고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같은 방송에 출연해 "이번 사건은 사령카페라는 독특한 구성원들로만 구성된 카페의 회원들이 집단적으로 자신들 카페에 상당히 비평을 했던 피해자를 가해한 행위로 기존에 거리에서 발생하는 비행청소년들의 사건들과는 양상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청소년기에 가장 큰 문제는 정체감 혼란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어디엔가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가 굉장히 높아지고, 일반적으로는 오프라인상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학교에서 생활을 하고 이렇게 해서 소속감을 갖게 되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학교가 제대로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 하니까 지금 온라인상에서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알아주는 카페의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니 카페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가치체계를 그대로 내면화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3일 이번 사건의 범인이 이군과 윤모(18)군, 홍양 등 3명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박씨를 살인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