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유명 스포츠브랜드 디자이너가 프로축구 FC서울의 브라질 출신 수비수 아디(본명 아딜슨 도스 산토스·36)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해당 업체와 구단은 사실 확인에 나섰다.
6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지난 4월25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친목카페에서 아디를 가수 아이유(19)와 비교하며 노골적으로 모욕한 한 네티즌의 글이 빠르게 확산됐다.
자신을 의상 디자이너라고 소개한 이 네티즌은 아디와 아이유의 사진을 나란히 게재하고 “내가 가장 아끼는 모델 아이유와 2월부터 우리 망할 회사 모델로 새로 뽑힌 FC서울 소속 아디”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이유는 어떤 디자인을 입혀도 예쁜데 아디는 뭘 입혀도 연탄장수다. 내가 디자인을 왜 했을까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얘(아디)를 뽑은 건가. 사장은 미쳤나”라고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카페 회원들과의 댓글 대화에서도 “아디는 밤에만 좋은 흑형(흑인)”이라거나 “화장을 해도 연탄재”라며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아디와 아이유는 모두 스포츠브랜드 르꼬끄의 광고 모델이다.
아디는 2006년 FC서울에 입단한 뒤 외국인 선수로는 흔치 않게 7년간 유니폼을 벗지 않고 꾸준하게 활약하며 우리나라 축구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5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프로축구 경기에서는 2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네티즌은 자신을 르꼬끄 소속이라고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디와 아이유에 대해 “우리 회사 모델”이라고 밝혔고 이 인터넷 카페에서 자신을 ‘아웃도어 스포츠웨어 디자인 팀장’이라고 소개했다.
여론은 순식간에 가열됐다. 그의 글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며 공분을 샀다. 서형욱 해설위원과 배성재 SBS 아나운서 등 유명인들이 문제의 글을 트위터로 알리면서 파장은 더 크게 일었다. 인터넷에서는 한때 르꼬끄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확산됐다.
르꼬끄 측의 자체 조사 결과 이번 사건은 네티즌의 직원 사칭 사례로 밝혀졌다. 르꼬끄 관계자는 “디자인 업무 관련 팀장은 물론 아디의 광고 촬영 당일 현장에 있던 한국인 직원 한 명 등 직원들을 상대로 오늘 확인한 결과 우리 직원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해당 네티즌에 대해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르꼬끄 브랜드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아직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피해액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FC서울 관계자는 “소식을 접하고 즉각 르꼬끄 측에 확인을 요청했다”면서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인 만큼 (해당 네티즌에 대한) 대응 수위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