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자리잡은 트위터는 진보적이다. 하지만 이런 트위터에서마저도 통합진보당은 '비(非)호감'으로 추락했다.
당 중앙위원회 폭행 추태, 유권자들의 눈과 입을 무시하는 구(舊)당권파 핵심 인물들의 버티기 행보 등 부정경선 사태를 둘러싼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진보적인 트위터마저 등을 돌려버리게 만든 것이다.
쿠키뉴스가 소셜 네트워크 분석 서비스 펄스K에 의뢰해 주요 정당별(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트위터 호감도(4월 11일~5월 29일)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총선 직후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호감도 1위이던 통합진보당은 29일 기준으로 '호감도 꼴찌'로 추락했다.
제19대 총선 당일인 4월 11일 트위터상 호감도에서 통합진보당이 63.9점으로 1위였고, 민주통합당이 59.6점, 새누리당이 57.5점으로 뒤를 이었다. 진보적 성향의 젊은층 이용자가 주를 이루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 비판적인 그동안의 특징이 그대로 이어져 온 것이다.
이후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후보 부정 경선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당을 바라보는 '트위터 민심'도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이청호 부산 금정구 의원이 당 홈페이지에 부정 경선 고발글을 올리고(4월 18일) 일주일이 지난 25일에 통합진보당의 호감도는 55.5점으로 처음으로 새누리당(56.2점, 민주통합당 52.8점)보다 낮은 호감도를 기록했다.
당이 부정 경선 의혹 조사결과를 발표한 2일 이후에 통합진보당은 단 하루도 호감도 1위를 기록한 적이 없다가 7일에 처음으로 호감도(59.3점, 새누리당 60.2점, 민주통합당 59.4점)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이때는 의사진행 방해와 고함·욕설 등의 추태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4일 당 전국운영위원회로부터 3일이 지난 시점이다.
이후 통합진보당의 트위터 호감도는 줄곧 '꼴찌'에 자리를 잡았으며, 첫 최하위 때 1위였던 새누리당과 0.9점에 불과했던 호감도 차이가 조사기간 마지막날인 5월 29일에는 6.9점(통합진보당 54.1점, 새누리당 61점, 민주통합당 61.8점)으로 벌어졌다.
4일 전국운영위원회 이후 12일 중앙위원회 폭행 추태,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구당권파 핵심 인사들의 행보 등이 이같은 결과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SNS 효과 분석 전문가인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정 경선 사태가 터지고 구당권파의 버티기가 시작되면서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소위 '제2차 멘붕(멘탈 붕괴)'을 가져온 것"이라며 "구당권파의 입장은 전형적인 조직논리인에 평균 연령 29세로 네트워크를 통해 묶여있는 트위터 이용자들에게는 조직논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진보든 보수든 조직논리에 기댄 버티기를 하는 순간 시쳇말로 '꼰대질'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새누리당의 호감도가 높아진 것에 대해서는 "10·26 이후 트위터의 보수 세력은 괄목상대한 측면이 있다. 9대1, 95대5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압도적 진보였던 트위터에서 총선 직전에는 사안에 따라 8대2, 7대3 정도로 성장했다. 그 와중에 진보세력을 비난하기 딱 좋은 통합진보당 사태가 터졌으니 새누리당이 선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 교수는 트위터에서 정당지지율이 낮았던 민주통합당의 호감도 상승과 관련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작은 가능성으로 '당대표 경선 효과'를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펄스K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축적된 긍정 키워드와 긍정 문장을 조합해 호감도를 측정하며 호감도가 낮아질수록 긍정 키워드와 긍정 문장이 덜 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부정 키워드나 부정 문장은 호감도 측정과 상관이 없다는 설명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