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산부인과도 “수술 안 해”…의료대란 파문

외과·산부인과도 “수술 안 해”…의료대란 파문

기사승인 2012-06-13 15: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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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과학] 지난 10일 안과의사회가 정부의 포괄수가제(입원비 정찰제) 시행에 반발, 다음달 1일부터 1주일간 '수술 거부'를 결정한 가운데 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도 사실상 이에 동참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또 한번의 '의료 대란' 파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12일 오전,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는 4개과의 개원의협의회 회장들과 모임을 갖고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포괄수가제 적용을 받는 질병군에 대해 1주일간 수술을 포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다만 의협은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군에 대해 수술을 포기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각과와 협의 중에 있다”며 “응급진료(맹장수술, 제왕절개 등)에 대한 포기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포괄수가제란 일부 질병군 수술환자의 입원비를 정부가 미리 정한 가격으로 내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7월부터 병·의원급에, 내년 7월부터는 종합병원에도 이 제도를 의무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진료내용의 서비스 양·질에 대한 구분없이 질병군별로 미리 정한 진료비를 내게 하면 이는 불성실한 진료로 이어져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협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에 있어 정부의 발표는 통계적이고 거시적인 지표만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 환자의 질병 치료는 가게에서 구입하는 물건이 아니다"라며 "A라는 물건은 이익이 나지 않지만, B라는 물건은 이익이 날 때 둘을 묶어서 판매해 수익을 보존하듯,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할 때 원가에도 못 미치는 A라는 질환을 치료하면서, 치료가 필요없지만 수익이 나는 B라는 질환을 묶어서 치료하라는 것인가. 이것이 진정한 포괄수가제인가"라고 반발했다.

이어 의협은 "환자의 질병은 병원의 수익구조를 보고 발생하지 않는다"라며 "원가에 못 미치는 B라는 질병이 많이 방문하는 병원은 도산하라는 말인가"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측에서 백내장수술 수가 인하와 관련해 "의사협회와 안과학회가 스스로 정한 상대가치(의사행위량) 조정 때문이다. 2006년 12월 행위별 수가 상대가치 조정으로 백내장 수술가격은 낮아지고 안저검사 등 빈도가 많은 검사가격은 높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안과의사의 수입이 줄어든 것이 아니다"라고 발표한 논리에 대한 반박인 것이다.

하지만 의사들이 실제로 집단 수술 거부에 들어갈 경우 상당수 환자들이 피해가 예상돼 의료계는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다른 것도 아닌 '국민건강'을 담보로 잡는 '집단 이기주의' 행태에 나선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수술거부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으로 범죄행위"라며 "국민생명을 볼모로 한 의료계의 범죄행위에 대해 정부는 엄정대처하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측은 의사들이 집단 수술 거부에 나설 경우 법에 따라 강력한 제재를 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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