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석촌동 석촌시장 상인들은 22일 법원이 강동·송파구의 대형마트 영업제한 취소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뒤 난색을 표했다.
석촌시장에서 전자제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용대(46)씨는 “의무휴일을 도입하면서 시장 상인들은 매출이 10∼15%정도 늘었다고 좋아했다”면서 “법원의 결정은 어느 정도 예견했던 일이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나올줄은 몰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 상봉동 동부시장의 한 상인도 “결국 돈 있는 기업들 편 드는 것 아니냐”면서 “이제는 정부도, 지자체의 말도 믿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형마트 영업제한으로 재래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더욱 아쉬움이 큰 듯 했다.
무엇보다 시장상인들은 대형마트의 줄소송이 이어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강동, 송파, 부평, 수원, 성남, 전주, 창원, 서산, 여수, 군포, 속초, 밀양, 부천 등 13곳에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상인연합회 진병호 회장은 “지방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소송이 여럿 진행 중인데 이번 판결로 줄 소송이 이어질 것”이라며 “행정법원 앞 일인시위 등 대처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강동구와 송파구에 있는 대형마트와 SSM은 법원 판결에 따라 의무휴업일인 24일 정상영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매장은 이마트 천호·명일점과 홈플러스 강동·잠실점, 롯데마트 송파·잠실점이다. 롯데슈퍼 8개, 에브리데이 4개, GS수퍼마켓 14개, 익스프레스 9개 등 SSM도 문을 연다.
에브리데이리테일 관계자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이유로 지자체가 대형마트 영업제한을 무리하게 진행했다”면서 “소비자 불편은 물론 협력회사 매출 하락, 고용감소 등 다양한 피해를 야기하면서 법원이 이 같은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업계 관계자도 “최근 영업시간을 제한하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판결”이라며 “특히 이번 판결은 다른 지자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SSM은 지난 4월22일 휴무에 들어간 이후 지난달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 줄어드는 등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홍해인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