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2009년부터 가요계를 평가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인 ‘아이돌’은 올해도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특히 과거 앨범 활동 마무리한 후, 최소한 2~3달은 물론 1년 가까이 쉬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2~3주 만에 후속곡을 발표하며 컴백해 치열함을 더했다. 여기에 오디션 출신들, 특히 Mnet ‘슈퍼스타K’ 출신들의 활약은 거의 ‘광풍’ 수준으로 가요계를 뒤흔들어 놨다.
◇ 아이돌은 멈추지 않는다
매년 가요계를 바라보는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는 ‘아이돌’은 올해도 여전히 그 힘을 잃지 않았다. 3년차 걸 그룹 씨스타는 올해 ‘나혼자’를 발표하며 순식간에 걸 그룹 강자로 자리매김 했다. 또 소녀시대의 첫 유닛인 태티서는 ‘트윙클’을 발표하며, 소녀시대와는 또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에프엑스 역시 ‘일렉트로닉 쇼크’로 자신들만의 영역 굳히기에 성공했다.
포미닛은 결과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지만 ‘볼륨업’을 통해 자신들만의 색깔을 도드라지게 만들었고, 지난해 데뷔했던 에이핑크와 달샤벳은 각각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걸 그룹 서열 상승에 박차를 가했다.
상반기 끝물인 6월 초 새 앨범 ‘라이크 디스’를 발표한 원더걸스는 걸 그룹 강자 중 한 팀답게 오랜 시간 음악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7월에 열리는 단독 콘서트 성공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걸 그룹의 경우 기존 팀들의 활약이 도드라졌다면, 보이 그룹은 신인 그룹들이 주목을 많이 받았다. 특히 기존에 톱클래스 가수들을 보유한 기획사들이 연이어 보이 그룹을 내세워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SM은 EXO를, JYP는 JJ프로젝트를, 큐브는 비투비를, 플레디스는 뉴이스트를, DSP는 에이젝스를, TS는 BAP를, 젤리피쉬는 빅스를 각각 가요계에 데뷔시켰다.
특히 이들은 데뷔곡 이후에도 후속곡을 연이어 발표하며 활동해 올 한해 경쟁이 끊임없이 이어짐을 예고했다.
◇ ‘슈퍼스타K’ 출신들, 날다
Mnet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 출신들에게는 장벽이 있었다. 지상파 출연 유무와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반짝 인기’가 그것이다. 그러나 2012년 상반기는 이러한 장벽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2011년 우승자인 허각은 음원을 발표할 때마다 음악차트 상위권을 차지했고, 2012년 우승자인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 역시 음원 발표와 동시에 가요계를 뒤흔들었다. 1대 우승자인 서인국 역시 음악 뿐 아니라 드라마 ‘사랑비’에서 어눌하지만 공감가는 캐릭터를 창출해 호평을 받았다.
특히 버스커버스커는 올해 상반기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1집 정규 앨범을 발표하자마자 음원 차트에 줄을 세운 것이다. 톱클래스 가수들이 간혹 보여주는 차트 줄세우기를 신인 그룹이 한순간에, 그것도 장기 독식한 것이다. 오죽하면 기존 가수들이 컴백할 때마다 보도자료에 ‘버스커버스커를 누르고’라는 말까지 붙였을까. 하지만 한동안은 버스커버스커 때문에 ‘음원발표 직후 1위’라는 순간의 단맛만 맛봤을 뿐이다.
이들의 ‘슈스케’ 출신들의 인기는 음원 차트 뿐 아니다. 지상파 뚫기에 성공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는데도 성공했다. 기존에 허각이 고정 출연하고 있던 KBS ‘불후의 명곡2’에 울랄라세션이 합류하면서 ‘슈스케’ 출신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퍼포먼스는 한층 더 빛을 발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허각과 울랄라세션이 맞붙는 장면이 연출돼 가요계와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Mnet이 만들어낸 콘텐츠로 지상파인 KBS가 보기 드문 절정의 장면을 연출한 셈이다.
◇ ‘연기돌’ 호불호 갈리지만…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연기에 도전하면 혹평에 시달리는 것은 당연시됐다. 연기만 해오던 배우들의 기에 눌리기도 했지만, 낙하산 캐스팅이라는 비판을 이들 아이돌 멤버들은 ‘어설픈’ 연기로 증명했다.
그러나 2012년에는 커다란 변화를 보였다. 몇몇 아이돌 멤버들의 연기가 대중들의 시각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그 선두에는 ‘대세’ 수지가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홈런을 날리며 ‘국민 첫사랑’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이어 올해 초까지 방영된 ‘오작교 형제들’에 출연한 유이 역시 한층 성숙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섹시 콘셉트의 애프터스쿨 멤버로서 활동하던 당시와 달리 중장년까지 팬층이 넓어진 성과를 얻었다.
JYJ 박유천과 김재중도 ‘연기돌’의 입지를 굳힌 한해였다. ‘성균관 스캔들’로 사랑을 받았던 박유천은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변화된 연기를 선보였고, ‘보스를 지켜라’에서 색깔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김재중은 ‘닥터진’에서 변신을 꾀했다. 물론 김재중의 연기에 대해서는 아직 다양한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짧은 시간에 전 국민적인 사랑을 얻은 것은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이다. ‘해를 품은 달’에서 어린 허염 역을 맡았던 임시완은 짧은 출연에도 불구하고 ‘허염앓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특히 이후 ‘적도의 남자’에서 이준혁의 아역으로 출연, 강렬한 인상을 남겨 향후 ‘연기돌’로서의 기대치를 높였다.
이에 비해 인지도에 어울리지 않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연기돌’도 있다. 2008년 ‘너는 내 운명’으로 ‘연기돌’ 신고식을 한 윤아는 ‘사랑비’에서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또 유리와 제시카 역시 각각 ‘패션왕’과 ‘난폭한 로맨스’로 연기자 데뷔를 신고했지만 평가는 그리 좋지 못했다. 국내 최고 걸 그룹 소녀시대 멤버들로서는 다소 안타까운 상황인 셈이다.
또 지연, 효린, 진운은 ‘드림하이2’에 출연했지만, 드라마 참패와 함께 묻혀버렸고, ‘선녀가 필요해’에 출연 중인 이준, 허영생, 신우, 고우리 역시 아직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도 아이돌 경쟁 치열 예상…오디션 프로그램 흥행 여부 ‘변수’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초부터 슈퍼주니어, 씨스타, 2NE1 등 아이돌 강자들이 컴백한다. 또 앞서도 언급했듯이 올해 초 데뷔했거나 활동한 아이돌 그룹들의 후속곡 경쟁도 치열할 예정이다. 여기에 현재 준비 중인 걸 그룹까지 포함하면 또 한차례 큰 전쟁을 치룰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돌 그룹들의 활약을 누를 변수로 꼽히는 것은 ‘슈퍼스타K’ 시즌4 등 오디션 프로그램들이다. 현재 예선을 치루고 있는 이들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방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여기서 나오는 음원들이나 출연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냐에 따라 가요계를 향한 영향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