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장염, 간염과 수두 등 각종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렇다면 여름철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윤경 교수의 도움말로 여름철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본다.
◇무엇이든 입에 잘 넣는 아이, 장염 위험= 여름철 바이러스성 장염에는 노로 바이러스가 주원인이다. 노로 바이러스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지하수의 오염 등을 통해 식중독을 발생시킨다.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심한 장염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및 소아의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해 또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적은 양의 바이러스가 감염돼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무엇이든 입에 집어넣고 서로 밀접한 접촉을 하는 아이들의 습성 상 전파 속도도 빠르다.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이 발병하면 며칠간 발열,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심한 설사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탈수증상이 심해져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면 수분 및 전해질을 공급해 줘야 한다.
노로 바이러스는 백신이 따로 있지 않아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을 막기 위해선 손 씻기 등의 기본적인 개인 위생관리와 물의 관리가 중요하다. 물은 반드시 끓여서 먹고, 식기와 장난감 등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곰팡이에 의해 감염되는 구내염= 구내염이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으로 인한 감염으로 입 안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이다. 바이러스성 구내염으로는 헤르페스성 구내염이 가장 흔하다. 헤르페스심플렉스(Herpes Simplex)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입 안 점막에 작은 궤양이 생기면서 고열이 나거나 목의 임파선이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입 안 점막에 출혈, 심한 궤양, 수포 등이 일어날 수 있으며 심한 통증을 동반해 침을 잘 삼킬 수가 없어 돼 침을 흘리게 된다. 특히 의사표현이 어려운 어린 아이들의 경우 음식을 잘 섭취하지 못하고 심하게 보채며 고열이 동반돼 탈수 증상이 올 수 있다.
헤르페스 구내염은 보통 7~10일간 증상이 지속되는데, 국소 진통제를 발라 증상을 가라앉혀주고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아주 심한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 치료하게 된다. 증상이 심하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 받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평소에 유념해야 하며, 입안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구강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영유아에게 흔한 수족구병= 우리나라에서 2009년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래 올해에도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수족구병이다. 수족구병은 장내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으로 주로 생후 6개월에서 5세까지의 영유아들에게 나타난다.
그동안 우리나라 수족구병의 주원인은 ‘콕사키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2009년 수족구병으로 사망한 어린에게서 ‘엔테로 71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엔테로 71 바이러스’는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 대만 등지에서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2010년 중국에서 43만명이 감염되고 260여명의 어린이를 숨지게 했다.
수족구병의 주요 증상은 수포이다. 3일에서 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손바닥, 손가락의 옆면, 발뒤꿈치나 엄지발가락, 입안에까지 수포가 생겨난다. 수포는 쌀이나 팥알 크기 정도이며, 일부에서 약간 가렵거나 아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수족구병 유행기에 아이들의 손과 발 등에 이상한 수포 및 발진이 보이면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일부 아이들에게서 무균성 뇌수막염이나 뇌염, 또는 심장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직 수족구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장바이러스의 종류가 70가지가 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출 후 양치 및 손 씻기, 물 끓여 마시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발병 시 대부분 7~10일 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수족구병이 발생하면 되도록 집에서 쉬도록 하고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주변 환경을 깨끗이 소독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