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현재 우리나라 고3 수험생 10명 중 1명은 문제될 수준의 불안한 심리상태에 놓여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부천한의원은 수학능력시험을 100여일 앞두고 최근 고3 수험생 300명을 대상으로 BAI(불안척도)검사를 진행한 결과 10%(30명)가 22점 이상의 ‘불안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BAI검사는 총 21개 질문 항목별로 ‘전혀 느끼지 않았다’ 0점, ‘조금 느꼈다’ 1점, ‘상당히 느꼈다’ 2점, ‘심하게 느꼈다’ 3점 등 자신에게 해당되는 점수를 모두 더해 불안척도를 판단하는 것으로 ▲불안 없음: 0~4점 ▲경계선 불안: 5~16점 ▲경미한 불안: 17~21점 ▲불안상태: 22~26점 ▲심한 불안상태: 27~31점 ▲극심한 불안상태 32점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불안상태’로 판명된 10%의 학생들은 불안상태 4.7%(14명), 심한 불안상태 3.7%(11명), 극심한 불안상태 1.6%(5명)로 구분됐다.
특히 BAI검사에서 32점 이상은 임상적으로 불안장애, 공황장애, 강박증, 급성스트레스장애, 경계성불안장애 의심환자 등에게 주로 나타나는 수치로 자칫 극심한 불안감으로 건강까지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의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
불안감은 성적과 직결되는 문제다. 불안감이 심하면 ‘노르에피네프린(교감신경계 신경전달물질)’ 수치가 함께 높아지는데 이 물질은 심박수 증가, 손발의 땀 분비, 집중력 저하 같은 여러 가지 신체이상증상을 야기하고 학습능력과 수행능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불안감을 떨쳐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30~40분 정도 산책을 하는 것이다. 가벼운 산책은 체내 구석구석 산소를 공급해 젖산 같은 피로물질을 제거하고 기분을 전환시키는 효과가 있다.
노영범 부천한의원 원장은 “앉아만 있고 과도한 학습에 시달리다보면 상충감(上衝感: 머리에 열이 몰려 찌르는 듯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때 하체를 자주 움직이면 상부의 열이 하초로 내려오면서 전신의 기혈을 순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카페인 섭취도 피해야 한다. 학생들의 경우 피로회복을 위해 커피, 에너지드링크 등을 자주 마시곤 하는데 이들 제품 중 일부는 카페인 함유량이 높다. 이로 인해 교감신경은 장시간 더욱 항진돼 심리적 안정감이 무너지고 수면에도 지장을 줘 불안감을 더 가중시킨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심계항진(심한 가슴 두근거림), 손발떨림, 긴장성 두통, 소화불량 등 신체적인 문제가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조속히 이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노영범 원장은 “병적 불안증은 이미 자율신경의 기능고장이 원인이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호전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현대의학적 치료법으로는 상담, 병력청취, 설문지작성, 혈액검사 등의 검사 후 필요하다면 약물이 처방된다. 항불안제, 항우울제 같은 약물치료가 대표적이며 이와 함께 인지행동교정법이 함께 진행된다.
만약 항불안제 같은 신경정신치료제 사용이 부담된다면 한방치료법도 적용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한약을 이용해 중추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의 제 기능을 바로잡아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심리적 문제를 해결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