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직장인 윤모(35)씨는 굽이 조금 높은 신발을 신었다 하면 어김없이 발목을 접질린다. 심하면 며칠씩 아플 때도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동안 치료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발목을 삐는 횟수가 잦고 발목이 시큰거려 오래 걸을 수 없게 돼 관절전문병원을 찾았다. 진료결과 ‘만성 발목 불안정성’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만성 발목 불안정성’은 발목을 크게 접질려 발목관절이 안쪽으로 접히면서 바깥쪽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진 이후 자주 크고 작은 접질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한 번 발목을 삐게 되면 발목의 인대가 약해지면서 발과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자꾸 충돌해 계속 재발할 수 있다. 한 번 삔 발목은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불안정한 상태로 회복돼 발목 인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고 습관적으로 반복해 발목이 삐끗하는 만성 발목 불안정성이 될 수 있다.
최근 스포츠활동이 증가하면서 축구, 농구, 등산 등 운동 중 발목손상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여성들의 경우 높은 굽의 하이힐이나 킬힐을 신다 발목을 삐는 빈도가 높은 편이다. 발목 염좌가 있을 경우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진행되는 비율은 10~20% 정도다.
만성 발목 불안정성 상태가 되면 걷는 동안 통증이 동반될 수 있고 심리적으로 위축돼 정상적인 보행이나 운동에 지장을 받게 된다. 발목을 돌릴 때 뻐근한 느낌이 들거나 복사뼈 부위가 붓는 증상이 있으며 균형을 제대로 잡기 어려워지고 습관적으로 한 쪽 발목을 삐게 된다.
정훈재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과장은 “만성 발목 불안정성은 발목을 심하게 삐어 발목 인대가 파열된 후 적절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가벼운 일상생활이나 활동에도 발목을 자주 접지르고 운동 시 발목을 접지를 것 같은 불안정한 느낌과 통증이 있다면 이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성 발목 불안정성이 생기면 처음에는 인대에만 손상이 생기지만 계속 방치할 경우 박리성 골연골염이나 발목관절염 등 2차적 발목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발목질환과 감별을 통한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처음 발목을 접질려 붓고 통증이 발생할 경우에는 소염제 등의 약물치료나 냉찜질, 보조기구 등을 이용한 물리치료가 진행된다. 발목을 삐었을 때 이틀 이상이 지나도 통증이 지속되고 붓기가 빠지지 않거나 발목의 삐임 증상이 계속 재발할 때에는 X-레이나 초음파, MRI를 통해 발목의 인대나 연골손상이 없는지 검사하게 된다.
만성 발목 불안정성의 치료는 통증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발목의 외측인대 강화운동이 효과적이다. 지속적인 부종과 통증이 있을 경우에는 깁스로 고정해 치료한다. 하지만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인대 재건술 등 외과적 수술로 빠른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끊어지거나 늘어난 발목 외측 인대를 다시 튼튼하게 복원해 발목이 향후 자주 접질리지 않도록 발목을 잡아주게 된다.
정훈재 과장은 “발목을 삐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가 판단만으로 섣불리 진단을 내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젊었을 때 입은 발목 부상을 방치하다 만성 발목 불안정성이나 퇴행성관절염으로까지 발전해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도 많다”며 “만약 발목을 삐고 약 2주 가량의 시간이 지난 후에도 통증이나 붓기가 남아있다면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번 발목을 삔 경험이 있는 사람은 평소 발목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발목을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산책을 할 때도 푹신푹신한 바닥 혹은 모래판 위를 걷는 것이 발목에 무리를 덜 줄 수 있다. 운동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실시하고, 신발이 발에 맞지 않을 경우에도 발목을 접질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발을 고를 때도 주의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정훈재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