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헤드 때문에 피해(?) 입은 피컴, ‘크립’ 부르는 센스를…

라디오헤드 때문에 피해(?) 입은 피컴, ‘크립’ 부르는 센스를…

기사승인 2012-07-28 12:25:00

[쿠키 문화]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펼친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밴드 라디오헤드의 파격적인 행보 때문에 피해(?)를 입은 피터팬컴플렉스가 센스를 발휘해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다.

27일 경기 이천시 마장면 지산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열린 ‘지산밸리 록페스티벌 2012’(이하 ‘지산록페’)에 첫날 헤드라이너로 등장한 라디오헤드는
‘노멀 인트로 뮤직’(Normal intro music)과 ‘로투스 플라워’(Lotus flower) 등을 비롯한 무려 27여 곡을 2시간 넘게 3만 5000여 팬들 앞에서 열창했다.

1993년 팀 결성 이후 처음으로 한국 팬들과 만났던 것에 흥분한 탓일까, 아니면 지산록페의 분위기에 도취된 것일까. 라디오헤드는 공식적인 공연 마무리 시간인 오후 11시간을 훌쩍 넘겨, 무려 44분의 앙코르 타임을 가졌다. 지산록페가 열린 후에 메인 스테이지 헤드라이너의 가장 긴 앙코르 타임이었다.

그러나 이는 엉뚱하게 다른 팀에게 피해를 입히게 됐다. 11시 30분부터 레드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갖게 될 밴드 피터팬컴플렉스가 그 대상이다. 스테이지 이동시간까지 고려해 11시에 끝나고 열릴 이 공연에 록 팬들이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날 라디오헤드의 공연을 록 팬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가장 주효한 이유는 국내 팬들에게는 최대 히트곡이라 할 수 있는 ‘크립’(Creep)을 부를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결국 라디오헤드의 ‘크립’ 라이브는 들을 수 없었다.

이 시점에 피터팬컴플렉스의 센스가 발휘됐다. 피터팬컴플렉스는 “라디오헤드가 ‘크립’을 부르지 않으면 우리가 부르겠다”며 관객들에게 ‘크립’을 선사했다. 자신들의 공연시간을 빼앗아 간 라디오헤드의 최대 히트곡으로 자신들의 열광적인 공연을 시작한 셈이다 결국 록 팬들은 라디오헤드에게서 들을 수 없었던 ‘크립’을 피터팬컴플렉스를 통해 들으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한편 이날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지산록페는 라디오헤드, 비디아이, 아울시티, 엠워드, 제임스이하, 스톤로지스, 제임스블레이크, 엘비스 코스텔로, 모션 시티 사운드트랙 등 해외 아티스트들과 들국화, 김창완밴드, 검정치마, 이적, 넬, 몽니, 장필순, 루시드폴, 페퍼톤즈, 버스커버스커, 피터팬컴플렉스, 몽키즈, 로로스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팬들을 만난다.

사진=CJ E&M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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