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인간 진화에서 직립보행이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처럼 ‘걷는다’는 것은 우리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활동 중 하나다. 그러나 신체 부위 중에서 어깨 다음으로 가동 범위가 넓은 고관절, 즉 엉덩이뼈는 일반적으로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그 중요도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통증이 있어도 척추 질환으로 착각해 병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관절수술의 연령층은 다양하다. 한국 고관절수술의 원인 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30~50대의 젊은 남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그 외 골절상으로 인한 수술도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에는 골절상을 입을 경우 거동이 힘들어지고 이에 따른 합병증 등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고관절수술을 통한 치료법이 선호되고 있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고관절은 환자의 보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다리를 꼬거나 양반다리가 힘들 때, 골절상을 입은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상담 받아야 한다”며 “최근에는 수술법의 진화로 환자들의 수술 후 불편을 크게 해소하고 부작용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관절수술, 절개 범위 따라 환자 회복속도 차이 발생=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4년간 고관절 수술 건수는 5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가 증가하면서 환자의 빠른 재활을 가능하게 하는 수술법이 주목 받고 있다.
인공고관절수술이란 손상된 고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해 관절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적 치료법이다. 과거에 비해 현재의 고관절 수술은 절개 범위를 줄이고 최대한 환자의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최신 수술법으로 알려져 있는 ‘최소절개 인공고관절수술’은 기존 15~20㎝였던 절개 부위를 8~10㎝로 최소화해 근육과 힘줄을 보존한다. 인공관절이 들어갈 피부를 절개한 후 외회전근을 자르지 않고 밀어 젖혀 공간을 마련해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따라서 절개 범위의 차이에 따른 회복 속도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최소절개술에서는 환자의 근육과 힘줄이 보존되기 때문에 빠른 재활 치료가 가능하고 수술 예후 또한 긍정적이어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근육과 힘줄 보존해 부작용 줄고 재활 빨라져= ‘최소절개술’을 통해 환자들은 수술 후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거의 겪지 않고 일상으로의 복귀에 걸리는 시간도 짧아졌다.
이런 수술법의 발전에 따라 고관절수술의 부작용 중 하나로 지적됐던 탈구율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수술 시 근육과 인대를 보존했기 때문에 수술 이후에도 삽입한 인공관절을 근육과 인대가 안정적으로 지지해 탈구의 발생률이 현저히 낮아졌다. 기존 수술법은 수술 후 6주 이상 탈구 예방을 위한 자세 제한과 화장실 사용 제한을 실시했던 것에 비해 환자의 행동 제약이 없고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을 비롯해 휠체어나 의자에 앉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최소절개 수술기법을 통한 큰 장점 중 하나는 빠른 재활로, 수술 4시간 후부터 보행 연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조기 재활은 운동 능력 향상과 수술 부위의 유착을 방지하고 수술 후 오랫동안 누워 있게 되면 나타날 수 있는 하지 정맥의 혈전증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심장, 폐 등 소화기관계의 합병증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송 원장은 “빠른 재활 운동은 환자들에게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런 자신감은 환자들의 재활 의지를 더욱 고취시키고 회복을 앞당겨준다”고 설명했다.
◇시야 확보 어려운 ‘최소절개술’, 해외에서 주목 하는 한국 고관절수술= 한국의 높은 의료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인공관절수술 분야도 높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고관절 외회전근 보존 최소절개 수술법’은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기 위해 최소한의 부위만 절개하기 때문에 인공관절을 삽입, 고정시키는 과정에서 시야 확보가 어려워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의료선진국에서도 시행하는 곳이 드문 고난이도 수술로 알려져 있다.
송 원장은 “인공관절수술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소절개 수술법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재활 시스템과 풍부한 수술 경험은 해외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환자를 유치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