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에코 가득한 울음 소리나 입가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 무서운 귀신이 아니다. 고수레를 차지하기 위해 다른 원귀들과 쟁탈전을 벌이는 천방지축이거나,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감성적인 귀신이 있을 뿐이다. 혹은 사람이 되기 위해 999명의 남자 간을 먹은 구미호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 1명의 간을 얻으려 고군분투하기도 한다.
2012년 여름, 브라운관의 납량특집은 자취를 감췄지만 대신 ‘귀여운’ 귀신들이 속속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 박신혜가 최근 KBS 드라마스페셜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에서 사랑스러운 귀신으로 인사를 먼저 건넸고, 신민아는 오는 15일 첫 선을 보이는 MBC 새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엉뚱한 매력의 구미호로 출연한다. 또한 오는 10일 방송되는 MBC 금요드라마 ‘천 번째 남자’에서 강예원은 999명의 남자 간을 먹은 구미호로 등장해 시트콤의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아랑사또전’으로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신민아는 지난 2010년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이후 또 한번 귀신 역할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욕심도 기대도 크다. 이전에 연기했던 캐릭터보다 훨씬 더 입체적인 캐릭터인 만큼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아랑사또전’은 억울하게 죽은 처녀의 원혼이 고을 사또에게 나타나 원한을 풀어줄 것을 간청했다는 아랑 전설에서 모티프를 딴 작품. 자신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천방지축 처녀귀신 아랑(신민아)과 귀신 보는 능력을 갖고 있는 까칠하기 이를 데 없는 사또 은오(이준기)가 만나 펼치는 모험 판타지 멜로 사극이다.
극중에서 신민아는 인간들이 음식을 먹기 전 귀신을 위해 조금씩 떼어 던져 주는 고수레를 차지하기 위해 다른 원귀들과 쟁탈전을 벌이기도 하고, 저승사자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기도 하는 등 이제껏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형적인 귀신 캐릭터에서 벗어난 씩씩하고 당찬 성격이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베스트 극장’ 이후 7년 만에 부활한 금요드라마 ‘천 번째 남자’는 인간이 되기 위해 마지막 천 번째 간을 찾으려는 구미호 미진(강예원)과 그녀의 가족들이 사람들 속에서 생활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판타지 시트콤이다. 1000명의 남자 간을 먹어야 사람이 될 수 있는 구미호가 999명의 남자의 간을 먹은 후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 1명의 간을 얻으려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 ‘해운대’, ‘헬로우 고스트’, ‘퀵’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아온 배우 강예원이 드라마 첫 주연을 맡았다. 강예원은 자신을 사랑해 목숨을 바치는 남자의 간만을 먹어온 양심적인 구미호 미진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7년 만에 연기에 다시 도전하는 서경석의 감초 연기와 이천희의 시트콤 연기도 기대해볼만 하다.
박신혜는 지난 달 15일 방영됐던 KBS 드라마스페설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에서 본인이 귀신이라는 걸 자주 망각하는,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생기 넘치는 귀신 연화 역을 소화했다.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는 어느 날 기억을 잃어버린 채 병원에서 깨어난 남자와 그의 앞에 홀연히 나타난 사랑스러운 귀신의 로맨스를 다룬 작품.
귀신 연화는 발랄하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불의의 사고로 귀신이 돼 문기(봉태규)에 의지한다. 박신혜가 연기한 귀신 연화는 귀여움과 호기심이 가득할 뿐 무서운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안타깝게도 극중 봉태규와의 사랑은 새드엔딩으로 막을 내렸지만, 박신혜는 기존의 귀신의 이미지를 벗어나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완성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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