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먼저 뛰어들었는데…’ 中 쑨양, 실격 안 당한 이유

[2012 런던올림픽] ‘먼저 뛰어들었는데…’ 中 쑨양, 실격 안 당한 이유

기사승인 2012-08-05 19:55:01

[쿠키 스포츠] ‘똑같이 먼저 뛰어들었는데 누군 실격이고 누군 재경기하나.’

5일(한국시간) 2012 런던올림픽 자유형 1500m 결승 경기가 끝난 뒤 온라인에는 네티즌들의 원망 섞인 질문이 쏟아졌다. 이날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으며 세계신기록을 경신한 중국 쑨양(사진)이 출발 버저가 울리기 전 먼저 물에 뛰어들었음에도 실격 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자유형 1500m 결승 출발대에는 중국 쑨양, 한국 박태환, 캐나나 코크레인, 모로코 멜룰리 등 내놓라하는 쟁쟁한 선수들이 나란히 섰다. 관중들은 열광했고 심판의 ‘준비(take your mark)’ 구령이 울렸다.

그 순간 쑨양이 홀로 물에 뛰어들었다. 출발 버저가 울리기 전이었다. ‘풍덩’하는 소리와 함께 장내는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누가 봐도 부정출발로 인한 실격으로 보였고, 당사자가 다른 선수도 아닌 자유형 1500m 최강자인 쑨양이라는 점에서 모두들 깜짝 놀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박태환의 부정 출발 모습과 다를 것이 하나 없었다. 이때 박태환은 경기 한번 뛰어 보지도 못하고 실격 당했다.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민 쑨양의 표정도 굳어 있었다.

하지만 심판진은 실격이 아닌 ‘재경기’를 결정했고 쑨양은 세계신기록(14분31초02)을 세우며 우승, 감격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렇다면 출발 버저가 울리기 전 물에 뛰어든 건 쑨양도 2004년 박태환과 마찬가지인데 왜 실격 당하지 않았을까. USA 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이유는 이렇다.

수영 경기는 ‘준비’ 구령 뒤 출발 버저가 울려야 한다. 하지만 이날 경기 직전 장내가 너무 소란스러웠고 일부 관중은 출발 버저와 같은 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스타트 요원은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버저를 울리는 대신 선수들에게 ‘제자리로(stand please)’를 외쳤다. 그런데 이때 쑨양이 혼자 물로 뛰어든 것이다.

즉, 심판위원회는 스타트 요원이 ‘제자리로’를 외쳤기 때문에 그 순간을 경기 시작이 아닌 상태로 판단한데다 쑨양이 관중이 낸 소란스런 소리에 영향을 받았다고 본 것이다. 버저가 울린 줄 알고 스타트를 끊은 쑨양에겐 ‘천운과 같은 우연’이었던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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