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외교장관 “MB, 일본이 원하는 ‘판’에 들어갔다”

전 외교장관 “MB, 일본이 원하는 ‘판’에 들어갔다”

기사승인 2012-08-13 13: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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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의 울릉도·독도 방문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만 좋은 일을 시켜줬다'는 외교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13일 일본 국민의 50%가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됐다'고 답한 일본 유력 언론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이 대통령의 울릉도·독도 방문으로 인해 일본 내 반발도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침착하고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이번에 대통령이 거기에 가신 것 그 자체가 이게 분쟁지역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그런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아주 걱정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전 장관은 "일부에서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2010년에 북방도서 소위 쿠릴아일랜드를 방문한 걸 보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건 쿠릴열도하고 전혀 다르다"며 "거긴 러시아가 분쟁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을 해 왔다. 그래서 섬 4개 중에 2개는 일본한테 돌려줄 수도 있다 하는 정도까지 갔던 분쟁지역으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역사적 맥락이나 법적인 근거, 국제 정치적 상황 등을 전혀 무시한 행동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외교부 장관을 지낸 송민순 전 장관은 자신이 장관을 하던 시절에도 독도 방문에 대한 요구가 국내 여러 곳에서 있었다며 "일본이 원하는 판에 우리가 들어가 줄 이유가 없다. 이건 일본이 원하는 '판'이다. 그 판에 우리가 왜 들어가느냐"고 가지 않았던 이유를 밝혔다.

즉, 독도를 두고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것은 일본이 원하는 바로, 우리는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의 역사를 차곡차곡 쌓아나가 주권이 응고돼 갈 수 있도록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 전 장관은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한 ICJ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될 수가 없지만 하나의 예외가 있을 수 있다"며 "독도를 둘러싸고 어떤 무력충돌이 생겨서 그걸 UN안보리에 가져가서 회부되면 국제사법재판소에 강제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독도 방문에서 일본의 무성의한 역사인식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한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일 독도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위안부 할머니들이 돌아가셔서 영구히 해결이 안 된다”면서 “일본이 나쁜 전쟁을 일으키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 데 그러지 않으니 응어리가 안 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독도 방문의 의미를 환경적인 문제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일본을 향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목소리를 분명히 내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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