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 박종우 선수의 ‘독도는 우리땅’ 세리머니와 관련,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가 일본에 보냈다는 이메일 원문(사진)이 공개됐다. 당초 이 메일이 ‘사죄 메일’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고, 이에 축협은 “통상적인 외교문서로 ‘사죄’ 운운한 것은 명백한 오보”라고 반박했었다.
16일 저녁 민주통합당 노웅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명의로 구니야 다이니 일본축구협회장에게 보내는 영어 공문 형식을 공개했다.
공문의 제목은 ‘Unsporting activities’로 이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거나 정정당당하지 않은 행위’라는 의미다. 이는 사과의 의미는 아니지만 축구협회가 IOC의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박 선수의 세리머니를 부정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일본에게 필요 이상으로 저자세를 보였다는 논란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어 공문에서는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I would cordially convey my regrets and words)”고 밝혔다.
또 “어떤 정치적 목적도 없었고 의도적인 행동도 아니었다”며 “사상 첫 동메달 획득에 도취돼(enraptured) 충동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공문에서는 “지금까지 대한축구협회와 일본축구협회(JFA) 우호적 관계를 고려해 ‘이해(kind understanding)’와 ‘너그러움(generosity)’을 보여 주면 매우 감사하겠다(highly appreciated)”고 썼다.
한편 이 공문에서는 문법에 틀린 표현도 다수 발견돼 빈축을 사고 있다.
예를 들어 ‘충동적으로 한 것’이라는 말을 전하면서 “it was(동사의 중복) just happened impulsively”라거나, ‘재발하지 않아야’라는 표현을 “It should not happened(happen의 오기) again”라고 적었다.
노 의원은 트위터에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면서 직접적인 의미 부여 대신 “직접 보고 판단해달라”는 말만 남겼다.
이메일을 본 네티즌들은 “사실상 사과나 다름없는 것 아니냐” “잘못을 먼저 인정하는 표현이 담겼다는 자체가 굴욕”이라며 대한축구협회를 질책하는 의견과 “외교문서엔 통상적으로 들어가는 표현들이 있다. 이 정도는 이해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하면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사죄가 아니라고 반박한 후 원문 공개에 대한 요구에 외교문서라는 이유로 거절했었다.
한편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회장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물의가 일어난 것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금은 일단 박종우 선수 문제가 해결되도록 주력하겠다”고 대답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