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연일 맹위를 떨치던 폭염도 어느덧 기세가 수그러들어 아침저녁이면 다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하지만 한낮에는 아직도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은 백반증 환자에게도 비상이다. 무더위와 함께 내리쬐는 강렬한 자외선 때문이다.
우리의 피부는 멜라닌 색소로 인해 인체에 유해한 자외선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다시 말해 멜라닌 색소가 전신에 퍼져 있어 마치 자외선 차단제를 온 몸에 바른 효과를 내며 자외선의 피부 침투를 막아주는 것이다.
하지만 백반증 환자의 경우 멜라닌 색소가 없기 때문에 자외선의 유해한 작용에 무방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백반증 환자가 자외선에 그대로 노출되면 건강한 일반인들에 비해 피부가 붓고 따끔거리며 붉게 변하는 일광화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물론 이로 인해 증상이 심해지거나 환부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백반증 환자들이 단 시간의 외출 또는 야외활동, 심지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의 피부노출만으로도 노출 부위에 일광화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정영수 우보한의원 원장(대전점)은 “매년 여름 휴가철이 끝날 즈음이면 뜻하지 않은 일광화상으로 증상이 악화되거나 환부가 확대돼 고생하는 백반증 환자들을 종종 보게 된다”며 “백반증 환자는 질병의 특성 상 특히 여름철 강렬한 자외선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자외선에 무방비 상태로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백반증 환자가 여름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속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햇빛이 가장 강한 시간대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는 가능한 외출이나 야외활동을 삼가고 부득이 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 및 긴소매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자외선 차단 지수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2시간 단위로 꼼꼼히 발라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다고 해서 과신하기 보다는 가급적 햇빛을 피하는 것이 좋고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 물이나 땀에 잘 씻겨 나가기 때문에 땀을 흘린 상태라면 바로 다시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자외선 차단제는 화학적인 합성물이 함유돼 있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자외선 차단제를 씻어내는 것이 좋다.
정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여름철이 되면 백반증이 악화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확히 설명하면 증상이 악화된다기보다는 계절적 특성 상 강렬한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색이 진해지면서 증상 부위가 더욱 확연하게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하지만 일광화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환부가 확대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원장은 이어 “백반증은 발병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면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완치를 위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