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만성 성인병인 당뇨병은 쉽게 고치기 어려운 난치병 중 하나로 평생 당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골칫덩어리다. 주로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신부전증 역시 만성으로 발전할 경우 정기적으로 혈액투석을 받아야 할 정도로 환자를 힘들게 하는 질환이다.
주로 스트레스나 비만, 음주, 나쁜 식습관 등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당뇨병과 당뇨가 가장 큰 발병 원인인 만성 신부전증 환자는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두 질환 모두 호전을 위해서는 식이요법에 따른 식습관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당뇨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자들은 당뇨가 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혈당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인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혈당치를 상승시키는 당질 섭취를 줄이면 된다. 미국당뇨병협회(ADA)에 따르면 소화 흡수된 음식물 중 당질은 대부분 혈당으로 바뀌지만 단백질과 지질은 혈당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따라서 당질을 주성분으로 하는 쌀밥, 면류, 빵, 고구마 등의 식품은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에 좋다. 하지만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따라서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밥이나 면과 같은 주식보다는 반찬을 위주로 식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간혹 고기를 아예 금하는 당뇨병 환자들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밥 섭취량을 줄이고 고기, 채소, 달걀 등 신선식품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면 신부전증의 경우에는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단백질은 몸에서 요소로 변해 신장에서 배출돼야 하는데 신장 기능이 떨어진 신부전증 환자는 이 요소가 몸에 쌓여 결국 요독증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부전증 환자는 단백질 섭취 대신 전분, 밀가루, 밥 등의 고칼로리 식사를 해야 한다.
또한 신부전증 환자들은 매일 식품 성분표를 확인하며 하루 식사 중 단백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전자저울 등 계량기를 이용해 무게를 재고 노트에 매일 자신이 먹은 것과 건강 상태를 기록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신부전증 환자들이 단백질을 적게 섭취할 수 있는 저단백 즉석밥이나 전분으로 만든 국수 등도 출시되고 있다. 신부전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 섭취량이 50g 미만이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쌀에 포함된 단백질만 10g이 넘는다. 따라서 쌀에 포함된 단백질을 줄이면 고기나 달걀흰자 같은 양질의 단백질은 변함없이 섭취할 수 있어 식이요법의 불편함을 크게 덜 수 있다.
김지만 경희생 한의원 원장은 “당뇨나 신부전이 있을 경우 식이요법이 굉장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이를 환자에게 잘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신부전의 경우 단백질 제한 식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환자가 잘 모르거나 제대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신장이 더 빨리 기능을 상실하고 결국 투석으로 이행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한방 치료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식이요법을 병행한 환자들의 경우 혈당약을 끊은 후에도 혈당이 정상 수치에 머물러 있는 편이고, 신부전의 경우는 요독증 등의 증상도 막을 수 있다”며 “식이요법이 귀찮고 버거울 수 있지만 그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