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올해도 해외로 휴가를 다녀온 사람이 많다. 중국, 태국 등 아시아지역에서 특히 선호하는 것이 바로 마사지(massage). 오랜 컴퓨터 작업과 스트레스로 평소 목과 어깨, 허리 등이 뻐근하고 결린 직장인들은 모처럼만의 휴가 동안 마사지를 받으며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풀고 오곤 한다.
그러나 여행을 다녀온 뒤 근육통이 계속되거나 평소 통증이 있었던 목과 허리에 통증이 악화된다면 단순히 휴가 후유증으로 보지 말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마사지는 근육의 긴장을 풀고 컨디션 회복에 도움을 주는 좋은 방법이지만 자신의 몸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섣불리 마사지를 받았다가는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즐겁게, 건강하게 마사지를 즐기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을 박종훈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잘못 받은 마사지, 오히려 병 키운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마사지는 중국 마사지와 태국 마사지다. 중국 마사지는 주로 밟기, 누르기, 문지르기 등의 동작을 기본으로 하고, 태국 마사지는 이에 꺾는 동작이 추가된 형태다. 마사지는 인체의 운동 범위 내에서 신체조직을 부드럽게 눌러주고 당겨줘 근육과 기혈의 흐름을 풀어줄 뿐 아니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몸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마사지를 받을 경우 근육과 척추, 인대 등의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운동 범위 이상으로 몸을 꺾거나 봉을 잡고 허리 위에 올라가는 등의 마사지 동작은 근육이 미세하게 찢어지는 등의 근육 손상은 물론, 인대와 척추 등에 무리한 자극을 줘 디스크 손상을 유발하고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평소 척추질환이 없던 사람이라도 무리하게 척추나 주변 근육을 비틀다 보면 몸살이 난 것처럼 근육통 증상을 겪을 수 있고, 척추질환자의 경우 기존 통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무리하게 마사지를 받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박종훈 원장은 “평소 디스크와 같은 허리 통증이 있는 환자가 몸을 꺾는 등의 마사지를 받으면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현대인은 운동부족과 장시간 이어지는 사무작업으로 인해 근육과 척추가 약해져 있거나 언제든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병증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외부 자극에 언제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사지, 아프면 더 효과적이다?= 사람들은 흔히 안마나 마사지를 받을 때 아프면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아프면 오히려 더 시원하다고 생각하고,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거나 아파도 참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통증과 쾌감을 구분하지 못하는 데서 온 착각일 뿐이다. 통증은 통증일 뿐, 몸이 보내는 통증 신호를 무시했다가는 오히려 더 큰 병을 얻을 수 있다.
무리한 마사지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근육통과 염좌다. 근육통은 말 그대로 근육에 무리가 가면서 생기는 통증으로 일반적으로 몸이 쑤시거나 저리는 증상을 말한다. 박 원장은 “근육통은 하루나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하거나 냉찜질을 병행하면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만, 통증과 더불어 멍이 들거나 염증으로 인한 부종이 동반되는 근육파열의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약물치료 등 장기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염좌는 정상 운동 범위를 넘는 힘이 가해지거나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인대가 늘어나고 관절이 붓는 증상을 말한다. 골반, 어깨, 팔, 다리 등 신체 각 부분에는 일정한 운동범위가 있다. 운동범위는 평소 운동량 등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마사지사가 개개인의 운동 범위를 한눈에 알 수는 없는 법. 마사지 도중 통증이 느껴질 때는 강도를 조절하거나 마사지를 중단할 것을 요구해야 하지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외국에서는 자신의 통증 정도를 알리기 힘들어 아파도 참거나 마사지 강도 조절을 요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따르게 된다. 아플 때는 그냥 아프다고 한국어로 말하자. 그것이 더 큰 부상을 막는 법이다.
평소 근육과 뼈, 관절 등이 약한 사람이라면 이보다 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출산과 폐경 등으로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이나 미세골절, 디스크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두드리거나 밟는 등 마사지를 받을 때 생기는 압력으로 압박골절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관절 변형이 동반된 심한 관절염 환자는 마사지로 인해 관절낭의 열상(찢어짐) 등 관절부위가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건강하고 즐겁게 마사지 즐기려면?= 안마나 마사지는 피로를 풀기 위한 목적이 크다. 하지만 몸이 너무 피곤하거나 운동 직후 근육이 전반적으로 긴장된 상태에서 받는 마사지는 오히려 몸을 더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 마사지를 받은 후 바로 활동하기 보다는 가급적 수면을 취해 근육을 이완키는 것이 좋다. 수면을 취할 때 딱딱한 곳은 피하도록 한다. 덥다고 해서 평상처럼 딱딱한 곳에 장시간 누워있으면 근육이 과긴장해 피로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마사지를 받기 위해 장시간 엎드려 있는 자세도 피해야 한다. 엎드린 자세에서 가장 부담을 많이 받는 부위는 바로 허리다. 오랫동안 엎드린 자세를 취하게 되면 등뼈와 허리뼈 사이의 이행부위(척추관절)가 꺾여 근육이 과긴장 되고, 근육이 긴장한 상태에서 마사지를 받으면 부상의 위험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사지는 가벼운 근육의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근육통의 원인이 근육 자체가 아닌 일자목, 일자허리, 디스크 등 척추의 문제로 인해 야기된 것이라면 마사지보다 추나치료가 더 효과적이다. 추나치료는 단순히 근육뿐 아니라 퇴행성 척추질환과 디스크, 관절질환 등 근골격계 이상을 치료하는 수기치료다. 박종훈 원장은 “일반인의 경우 통증의 원인을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에 몸이 결린다고 해서 무조건 마사지를 받기 보다는 전문의와 상담을 해 증상을 정확히 판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도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이국적인 장소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편히 쉬다 오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고 들뜬 기분으로 무리하기 보다는 뭐든지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휴가를 맞아 놀 계획만 세우지 말고 평소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던 건강 체크를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