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최소절개술… 인공관절수술의 무한 진화 ‘끝이 없다’

내비게이션, 최소절개술… 인공관절수술의 무한 진화 ‘끝이 없다’

기사승인 2012-08-23 16:44:01

[쿠키 건강] 최근 의료계와 환자들이 ‘웰니스(Wellness)’에 주목하고 있다. 웰니스란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또는 ‘웰빙과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 정신적, 사회·문화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의미한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모두 포함한다. 즉 ‘얼마나 오래 사는가’보다 ‘어떻게 건강하게 사는가’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말이다.

이런 인식 변화에 따라 행복한 노후를 위해 인공관절수술을 선택하는 환자도 해마다 증가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2005~2009년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무릎관절수술을 받은 환자가 2005년 2만5414건에서 2009년 5만4097건으로 2.13배 증가했으며 연평균 20.8%씩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2009년 60~70대 여성의 무릎관절수술 건수는 4만768건으로 전체수술의 75.4%를 차지했고, 인구 10만 명당 무릎관절 수술건수는 70대에서 973건으로 가장 많았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웰니스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면서 70~80대의 고령층 환자의 인공관절수술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관절염이 심한 경우에는 거동조차 힘들고 우울증으로 마음의 병까지 얻을 수 있는 만큼 말기 환자들에게는 인공관절수술이 ‘제2의 삶’을 위한 중요한 선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인공관절 개발로 15~20년 이상 사용 가능= 근대적 인공관절수술은 1960년대 영국의 정형외과 의사인 존 찬리 경에 의해 개발된 뒤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해 현재는 첨단화된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인공관절 학회지의 ‘인공관절수술 후 생존률 분석’ 논문에 따르면 인공관절수술 후 15~20년 동안 환자를 추적 분석한 결과 90% 이상이 처음 수술한 인공관절을 큰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 수치는 약 15년 전의 수술에 대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는 더욱 발전된 수술법과 시스템으로 좋은 예후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의 발달로 사이즈와 소재가 비교적 다양해져 ‘맞춤형’ 수술이 가능해졌다. 인공관절은 환자의 나이와 성별, 생활환경 등을 고려하며 최근에는 좌식생활을 주로 하는 한국인들의 특성을 고려한 ‘고굴곡형 인공관절’도 개발돼 있다. 또 관절 모양과 크기가 남성과 다른 여성 환자들은 ‘여성형 인공관절’이 개발되면서 불편함이 크게 줄었다.

◇컴퓨터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정확한 수술 가능= 인공관절수술에 내비게이션을 도입해 수술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법이란 컴퓨터를 활용해 정확하게 인공관절을 삽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최첨단 인공관절 수술법이다. 과거 인공관절수술은 CT나 X-ray로 파악한 시술 부위를 의사가 직접 찾아야 하는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그러나 컴퓨터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해 환자의 관절 조건과 해부학적인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환부의 절개 부위를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기 때문에 수술 부위의 방향이 예상했던 범위와 다르더라도 바로 수정이 가능해졌다.

컴퓨터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적외선 카메라를 비롯한 최첨단 기기를 이용해 환자의 무릎 관절 구조를 3차원 이미지로 정확하게 구현한다. 컴퓨터의 정확한 계산에 따라 손상된 관절 부위의 절단 두께와 각도, 인공관절의 크기 등을 제시해 주기 때문에 환자에게 적합한 인공관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수술 중 인공관절의 이동 경로, 기존 관절의 위치 좌표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보다 정확한 부위에 인공관절이 이식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송 원장은 “컴퓨터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수술의 정확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수술 후 무릎움직임이 원활해 인공관절을 더욱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절개술’과 체계적 재활로 회복 속도 빨라져= 컴퓨터 내비게이션 등 첨단 시스템의 도입 외에 수술법의 발전도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가장 주목 받는 있는 수술법은 ‘최소절개술’로 피부 및 근육의 힘줄 손상을 적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절개 부위가 기존에는 20㎝였다면 ‘최소절개술’은 8~10㎝로 작기 때문에 근육과 인대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기 때문에 부작용과 합병증이 적고, 빠른 재활이 가능하다. 수술 후 4시간 후부터 재활 치료를 위한 조기 보행이 가능할 만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인공관절수술 이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활이다. 특히 수술 직후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심한 경우에는 재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체계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적절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최소절개술’로 인해 수술 후 조기 재활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재활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조기 재활은 관절 주위 근력약화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 능력이 향상됨은 물론 수술부위의 연부조직 유착을 막아 관절의 유연성과 굴곡 각도를 증가시켜준다. 또한 수술 후 오랫동안 누워있게 되면 나타나는 하지 정맥의 혈전증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심장, 폐 및 소화기관계의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

송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인공관절수술 수준과 환경은 외국 의료진들이 배우러 올 만큼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며 “최근 의료관광산업이 활발해지면서 인공관절수술 분야 역시 외국 환자들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해외 환자 유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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