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이 떨어져 평소 잦은 병치레에 시달리는 노인들이라면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기다. 특히 호흡기 질환을 달고 사는 경우라면 진액(체액)이나 내분비 기능을 보강시켜주는 보약이 도움이 된다.
평소와 달리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고 자주 눕고 싶거나 식욕이 떨어진 상태라면 몸에 기운이 많이 떨어진 ‘기허증’일 수 있다. 이때는 기를 끌어올려주는 인삼, 황기, 산약 등이 포함된 약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무더위에도 추위탐이 심해 이불을 덮고 자야 하거나, 손발이 차고, 찬 것을 먹으면 바로 설사를 할 경우에는 몸에 불기운이 부족한 ‘양허증’으로 이때는 양기를 회복시켜주는 보양제가 도움이 된다. 주로 부자나 육계, 두충, 속단, 보골지, 파극천, 육종용 등이 포함된 약제가 도움이 된다.
중년 여성들이 머리가 자주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한 느낌을 받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발이 저린 증상을 호소한다면 빈혈인 ‘혈허증’으로 혈을 보하는 당귀, 숙지황, 하수오, 녹용 등이 포함된 약재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녹용은 부족한 혈을 보충하는 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몸 안에 진액(체액)이 부족할 경우에는 손발이 잘 트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증상이 생긴다. 또한 머리카락이 잘 빠지고, 물을 자주 마시는 데도 입이 마르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식은땀을 잘 흘린다면 ‘음허증’으로 음기를 보충해주는 보음제인 맥문동, 천문동, 황정, 구기자, 석곡 등이 포함된 약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무리 보약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체질이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복용한다면 오히려 탈이 날 수 있다.
최방섭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한방과 과장은 “몸을 보호해 주는 보약은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보양·보음·보기·보혈 작용을 하는 것을 적합하게 처방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보약을 복용하기 전에 한의사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공진단이나 경옥고 같은 보약도 어떤 사람은 효과를 보고 또 어떤 사람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자신의 체질과 상태에 알맞은 약을 복용했을 경우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지만, 잘못 복용한 보약은 불면, 두통, 소화 장애 등 부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자신의 체질을 알고 그에 따른 약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소음인은 신장 기능은 좋지만 위장의 기능은 약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소화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소화 불량이 흔하게 동반하며 몸이 차고 저혈압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삼, 황기, 계피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기능을 돕는 음식인 닭, 명태, 고등어, 사과, 미나리, 찹쌀 등이 도움이 된다.
소양인은 소음인과 반대로 위장은 좋지만 신장이 약한 체질이다. 손발이 항상 뜨겁고 변비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소양인의 경우에는 성기능의 쇠약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숙지황이나 산수유, 복분자, 숙지황 등이 도움이 된다. 음식으로는 호박, 돼지고기, 굴, 해삼, 보리, 팥 등이 좋다.
우리나라 인구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태음인은 간 기능은 좋지만 폐, 대장, 피부의 기능이 약한 체질이다. 대부분 호흡기 및 순환기 계통의 질환이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갈근과 녹용, 맥문동 등이 효과적이며 쇠고기, 배, 밤, 호도, 도라지, 백합 등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태양인의 경우에는 폐기능이 좋은 반면 간 기능이 약한 유형으로 식도질환과 자궁의 발육이 좋지 못한 경우가 있다. 오가피, 모과, 산수유 등이 도움이 되며 메밀이나 어패류, 감 등이 유익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