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이나 축농증이 원인일 수 있고 코 속에 물혹이 있거나 코 속 연골이 휘어졌을 때도 코 막힘이 일어날 수 있다. 코 막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많지만 이는 코 질환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으므로 초기에 원인 질환을 찾아야 한다.
◇만성 코 막힘은 집중력 저하 일으켜= 코가 막히는 것은 감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감기에 걸리면 바이러스 때문에 코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점막이 부어올라 코 막힘이 나타난다. 이 경우 감기가 나으면 자연적으로 코가 뚫리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코 막힘이 나타난다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고 이로 인해 유발되는 문제점도 많다.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전문클리닉 원장은 “코 막힘이 심하면 온통 신경이 코로 향해 다른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쉴 수밖에 없는데 오랫동안 구강호흡이 지속되면 두통도 생길 수 있으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학생들은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워 학습 능력에 지장을 받게 된다”고 설명한다.
코 막힘은 코골이도 유발한다. 코 점막이 부어올라 코의 숨길이 좁아질 경우 후두부가 부어 기도까지 좁아지기 때문에 숨을 쉴 때 진동이 일어나 코골이가 발생한다. 코골이는 숙면을 방해하므로 낮 활동에도 지장을 준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가 코를 심하게 곤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성장기에는 잠자는 동안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코골이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줄어든다.
◇코 속 물혹이 코 막힘 유발= 만약 감기가 나은 후에도 코가 계속 막힌다면 코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비염이다. 비염 중에서도 특정 물질에 반응하는 알레르기비염이나 코 속 점막의 염증이 만성화돼 생기는 비후성 비염은 주기적으로 코 막힘을 유발한다.
축농증도 코 막힘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다. 축농증은 코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차는 질환을 말한다. 고름이 차고 염증이 생기면 코 막힘이 심해지고 누런 콧물을 흘리는 등 코 점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급성 축농증의 경우 감기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급성 축농증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에 구조적인 이상이 있을 때도 코 막힘이 유발된다. 코 속을 좌우로 나누는 연골인 비중격이 휜 증상인 비중격만곡증이 대표적이다. 비중격은 선천적으로 기형인 사람도 있고 외상에 의해 휘어지기도 하지만 성인의 70%는 조금씩 휘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 휘어졌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비중격이 심하게 휘어져 공기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라면 코 막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코 속에 물혹이 있어도 코 막힘이 일어난다. 코 속 물혹(비용종)은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코 속 염증이나 감염, 알레르기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가 작을 경우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혹이 점점 커지면 코 막힘이 유발된다. 또 물혹이 자리한 위치에 따라 부비동의 배출구 전체를 막으면 축농증이 발생하는 등 코 막힘으로 인한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코 질환, 적정 실내 습도 유지-코 세척 병행= 코 막힘은 코 질환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으므로 대수롭게 여겨서는 안 된다. 따라서 초기에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비염으로 인해 코 속 점막이 커져 코 막힘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점막의 부피를 줄이는 수술이 필요하다. 비염과 함께 비중격만곡증이 있을 때는 이를 바로 잡는 수술을 동시에 한다.
코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차는 질환인 축농증이 있다면 약물 치료나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우선적으로는 부비동을 세척하거나 약물로 치료하는데 3~4주 정도 약물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코 속에 물혹이 있다면 코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약물로는 치료가 잘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