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아’ 여주 4세여아 성폭행, 지금은…

‘지옥 같아’ 여주 4세여아 성폭행, 지금은…

기사승인 2012-09-05 14:54:01
[쿠키 사회] 최근 잇단 흉악 성범죄 사건을 계기로 2차 피해에 시달리는 성범죄 피해자와 피해 가정의 사연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여주 4세 여아 성폭행' 사건의 피해 가정 역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은 이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 '아동 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이 최근 여주지원에서 열렸던 2차 공판 후기를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 카페 매니저와 부매니저는 이때 증인으로 나온 피해 여아의 어머니 진술과 공판 후 어머니와 나눈 대화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사건 발생 후 피해 여아의 아버지가 충격으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마비가 돼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후기에 따르면 아이는 치료를 마쳤으며, 이후 지속적인 정신과 상담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이는 아버지 간호를 위해 어머니가 가족에게 아이를 맡긴 사이 41개월인 정신연령이 29개월로 퇴행했다.

이 때문에 어머니는 간병인을 구해 아버지를 간호하도록 하고 자신이 직접 아이를 돌보고 있다. 원래 활달한 성격이었던 아이는 점차 안정을 찾고 있지만 외할머니를 들이받거나 어머니를 세게 때리는 등 어느 순간 갑자기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공격성을 보이고 있다.

사건 이후 집안은 완전히 풍비박산이 나버렸다.

아이 아버지가 쓰러지고 어머니도 가족을 돌보느라 가게 문을 닫고 있어 경제활동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2700만원에 이르는 아버지의 병원비는 첫 수술비를 제외하고는 한푼도 납부하지 못했으며, 가게 쪽방에서 생활했었는데 운영하지 못하게 돼 주거문제까지 생겨버렸다. 여주군 무한돌봄센터를 통해 생계비 지원을 받고 있지만 치료비 등 경제적인 어려움이 매우 크다.

피의자의 집은 피해 여아의 외갓집 바로 근처에 있어서 피의자가 출소한 후 다시 마주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피해 여아 가족과 외갓집 모두 이사를 하기 어려운 경제 상황이다.

아이의 어머니는 사건 당시 병원에서 있었던 뒷이야기를 전하면서 성폭행 피해자 진료 체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건이 일어나고 아이를 처음 병원에 데려갔을 당시 시간이 새벽이라 의사를 두 세 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 또 의사가 남자여서 성폭행으로 남성에 강한 거부감을 가진 아이에게 매우 힘든 상황이었으며 아이의 안정을 위해 잠 든 상태에서 진료를 요청했지만 상태를 봐야한다며 깨어있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어 아이의 어머니는 1차 응급진료 후 각 과를 돌며 일반 외래환자와 똑같은 방법으로 진료를 받아야 했는데 가는 곳마다 의사와 간호사가 성폭행에 대해 언급하는 말이 나와 큰 상처가 됐다며 성폭행 피해자의 일괄 진료가 가능한 독립된 센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면서 인터넷에서는 네티즌들이 힘을 보태주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어제(4일)까지 이어진 포털사이트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에는 총 1412명의 참여자가 500여만원을 모아 목표액 500만원을 넘어섰다. 또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전개됐던 다음 아고라 희망해에서 모금운동 역시 총 6893명의 참여자가 906만3439원을 모아 목표액 904만원을 달성했다.

경기도 여주경찰서는 지난 7월 이웃집에 사는 4세 여자 아이를 성폭행한 혐의로 51살 임 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임 씨는 7월 3일 저녁 9시쯤 여주군 북내면 집에서 혼자 있던 4세 여아를 근처 낚시터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의 다음 공판은 내일(6일) 열릴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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