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경기도 광명에 사는 주부 우미영(48·여)씨는 요즘 시도 때도 없이 쿡쿡 쑤시는 무릎 때문에 집안일을 통 할 수가 없다. 조금만 무릎을 굽혀도 통증이 느껴져 앉았다 일어서는 것도 불편하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다. 심지어 며칠 전부터는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찾아와 참다 못 해 병원을 찾은 우씨는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하루 수십, 수백 번을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는 무릎. 이 때문에 무릎은 관절염을 비롯한 각종 질환에 가장 쉽게 노출되는 부위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들에게 가장 많이 생기는 질병 2위가 관절염으로 나타났다. 특히 퇴행성관절염은 여성 환자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고,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전체 비율 중 여성이 약 90%를 차지했다. 여자의 무릎이 유난히 약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여성 무릎 통증의 비밀은 남성에 비해 적은 근육량과 출산 때문= 먼저 여자는 전체 체중에서 근육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출산을 위해 여성의 몸은 자궁, 복부, 엉덩이, 가슴 등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근육량을 대신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 무게로 인해 무릎에 체중이 과도하게 실려 관절염의 원인이 된다. 특히 임신을 한 경우 짧은 기간 동안 최소 7㎏에서 최대 20㎏ 이상 급격히 체중이 증가하는 것도 큰 문제다. 체중이 1㎏ 증가하면 무릎 연골에 가해지는 하중은 3배 이상 늘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골반이 큰 여성은 무릎이 안쪽으로 휘는 각도가 커 그만큼 슬개골 연골이 불균형하게 힘을 받는다. 이러한 신체적인 조건으로 여성의 무릎은 남성의 무릎에 비해 많은 부담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무릎통증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경우 하이힐의 구두를 많이 신는데, 이것 역시 무릎 관절 연골에 부담을 준다. 높은 굽의 하이힐을 신으면 체중이 발바닥에 고루 분산되지 못하고 발가락과 무릎 앞쪽 연골에 집중되면서 무리가 오기 때문이다.
◇사소한 무릎 통증도 방치하지 말고, 조기 검진해야 수술 피할 수 있어=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여성의 무릎 질환은 신체적인 조건과 출산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주된 원인이지만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을 많이 반복해야 하는 가사일도 무릎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만약 무릎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무릎 통증을 방치하게 되면 연골 표면이 갈라지고 닳아 결국 연골 아래 뼈가 노출되는 연골연화증이나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퇴행성관절염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조기 검진을 통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자가연골 이식술이나 자가연골 배양 이식술을 받는 것이 좋다. 손상된 연골의 부위가 4㎠ 이하일 경우라면 환자 본인의 연골 일부를 떼어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연골 이식술이 가능 하지만, 손상 부위가 이보다 넓다면 연골의 일부를 떼어 배양한 후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연골 배양 이식술을 한다.
그러나 무릎 연골의 손상 정도가 심하다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남자와 여자의 뼈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여성에 맞는 여성용 인공관절이 개발돼 수술 후 통증은 경감시키고, 회복 기간도 단축시키는 등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