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퇴행성관절염의 초기나 중기 환자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운동요법 등이 도움이 되고, 관절 내시경 시술이나 연골 이식술 등 수술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반면 연골의 다 닳아 없어진 퇴행성관절염 말기에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는 것이 통증을 없애고 정상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말 그대로 닳아 없어진 연골을 대신해 특수 합금과 고강도 폴리에틸렌, 세라믹 등의 재료로 만들어진 인공 제품으로 연골을 대체해 새로운 관절을 만들어 관절 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수술 방법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공관절 수술건수도 증가하고 있는데 여성 환자가 전체 환자의 약 85%를 차지한다. 문제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인공관절 제품이 여성의 관절 특성은 고려하지 않고 남성과 여성의 평균치를 근거로 해 제작됐다는 점이다.

◇여성 관절은 남성 관절과 달라= 여성 관절은 크기뿐 아니라 모양 자체가 남성과 다르다. 여성의 무릎 관절은 남성의 관절에 비해 전반적이 크기가 작을 뿐 아니라 가로 폭이 작아 원형에 가까운 남성과 달리 관절 모양이 타원형에 가깝다. 이러한 차이는 큰 무릎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 사이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한 무릎 앞부분이 볼록하게 나와 있는 남성의 관절과 달리 여성의 관절은 상대적으로 덜 볼록한 ‘납작코’ 모양을 가지고 있다. 또한 관절이 구부러질 때 맞닿는 홈의 방향도 여성은 보다 무릎 바깥쪽으로 길이 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제진호 연세무척나은병원 원장은 “그동안 인공관절 치환술에 쓰이는 제품들이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구별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릎 앞부분이 자극돼 통증을 느끼거나 움직일 때 어색한 느낌이 들어 내 무릎이 아닌 것 같다는 불편감을 호소하는 여성 환자가 많았다”며 “이는 마치 여성이 남성복을 입음으로써 옷소매가 튀어나오고 허리춤이 헐렁하고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여성에 맞는 여성용 인공관절… 효과는?= 이러한 여성 환자들의 불편감에 착안해 개발된 여성용 인공관절을 이용한 수술 과정은 기존의 인공관절의 수술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릎을 절개해 닳아버린 연골을 깎아내고 새로운 인공관절을 끼워 넣는다. 다만 수술 과정 중 관절의 모양과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해 관절의 모양과 크기에 가장 맞는 사이즈의 인공관절 제품을 이용, 수술해 원래의 관절 모양과 크기에 가장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제진호 원장은 “여성용 인공관절은 모양이 여성의 관절에 맞게 만들어져 수술 후 무릎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무릎 앞쪽의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현저히 줄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인공관절의 움직임 또한 자연스럽고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인공관절 수명도 연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