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베이비부머세대의 귀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
마포소리청한의원이 지난 4개월 간 남성 이명환자 157명을 연령별로 조사한 결과 △10대 2%(4명) △20대 9%(14명) △30대 13%(21명) △40대 25%(39명) △50대 29%(45명) △60대 이상 22%(34명)로 50대 이명환자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Baby boomer)세대란 한국전쟁 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800여만명의 아버지들로 최근 집단 은퇴를 맞으면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와 아직 끝나지 않은 자녀 교육과 결혼비용을 위해 재취업의 문을 두드려 보지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래저래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족을 위해 내색하지 못할 뿐 나이 50줄에 사회낙오자로 전락되는 모양새는 아마도 견디기 힘든 고통일 것이다. 그러나보니 갑작스럽게 신체면역력도 떨어지고 이곳저곳 아픈 곳이 생기기 마련. 특히 ‘이명(귀 울림)’은 한의학에서 ‘스트레스 질환’이라고 불릴 만큼 스트레스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변재석 마포소리청한의원 원장은 “인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열이 발생되는데, 상승하는 성질을 가진 열은 혈관의 압력을 높여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고 혈액순환을 저하시켜 상대적으로 압력에 약한 달팽이관의 청각세포를 파괴해 이명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사실 베이비부머들은 ‘일벌레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사회의 고도성장을 위해 산업화에 앞장섰을 뿐만 아니라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고스란히 견뎌야 했다. 또한 가족의 생계와 교육비를 책임지느라 밤낮없이 일을 해야 했다. 그래도 늘 돈에 쪼들렸고 막중한 책임감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건강은 늘 뒷전이었던 것이 사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가정의 안녕을 위해 건강한 척이라도 해야 했다. 크게 안 아프면 대충 넘어가거나 숨기는 것이 버릇이 된 셈이다. 그래서 가벼운 병도 크게 키울 수밖에 없었다.
‘이명’ 또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하지만 놔두면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큰 병이 된다. 보통 한쪽 귀로 발병하지만 초기 치료를 하지 않으면 양쪽 귀로 진행될 확률도 높아진다.
변 원장은 “치료시기를 놓쳐 만성이명으로 발전하면 그 치료가 매우 복잡해지고 치료기간 또한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서 어떤 자극도 없는 데도 귀가 먹먹하고 매미, 모기, 금속 등 특정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전문 의료기관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명’은 병원진단을 받지 않았거나 이미 심해진 상태가 아니라면 타인에게 감추기 쉽다. 겉으로 보기엔 어떤 표시도 나타나지 않는 주관적 질환이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의 아버지가 베이비부머세대라면 곧 있을 추석에 다음의 ‘이명’ 체크리스트를 통해 점검해보는 것이 어떨까.
이 땅의 아버지들에겐 직장에서 은퇴 후 건강을 돌보고 여생을 편히 사는 것은 어쩌면 사치일 수 있다. 여전히 자녀의 교육비를 책임져야 하고 결혼비용까지 대야하는 늙은 일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 귀에서 매미소리, 기적소리, 파도소리, 고주파음 등의 소리가 자주 들린다.
?? 귀에 먹먹한 느낌(이폐감)이나 이물질이 들어간 느낌이 난다.
?? 눈, 얼굴, 머리 등이 붉고 열이 난다.
? 평상 시 뒷목과 어깨가 뻣뻣하고 자주 경직된다.
?? 이명으로 인해 식욕과 수면량이 줄고 우울감이 보인다.
? 이명뿐만 아니라 어지럼증, 두통, 난청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이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해당될 경우 ‘스트레스성 이명’ 의심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