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수명이 女수명보다 짧은 이유는 결국…“남성호르몬 탓”

男수명이 女수명보다 짧은 이유는 결국…“남성호르몬 탓”

기사승인 2012-09-25 01:06:01
남성의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원인이 ‘남성호르몬’에 있다는 사실이 조선시대 환관의 족보를 연구한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인하대 민경진(42), 고려대 이철구(46) 교수 연수팀은 국사편찬위원회 박한남 연구원과 함께 조선시대 환관들의 족보인 ‘양세계보’를 분석해 환관들이 같은 시대 양반들에 비해 최소 14년 이상 오래 살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양세계보’는 조선시대 환관들이 생식기관이 불완전한 남자(고자)를 입양해 대를 잇고 이를 기록한 족보다.

‘양세계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선시대 환관들은 평균 수명이 70세로, 평균수명이 51~56세였던 양반들보다 훨씬 길었다. 특히 조사 대상이 된 환관 81명 중 3명은 100세를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장수국가인 일본의 백세인 비율조차 3500명당 1명꼴인데 당시 환관들의 백세인 비율은 현대의 일본에 비해 130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 분야 학술지인 ‘최신 생물학(Current Biology)’지 최신호(9월 25일자)에 발표됐다. 그동안 남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거세’가 동물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사실은 증명됐지만 사람의 거세와 수명의 상관관계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로 향후 항노화제 개발이나 남성의 수명 연장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민경진 교수는 “지금까지 다른 문화에서도 환관은 존재했지만 입양을 통해 대를 이은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해 가능했던 연구”라며 “향후 중년 이후 남성호르몬 차단을 통한 항노화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전석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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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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