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지드래곤 “예술계 ‘또라이’ 많이 탄생하길”

[쿠키 人터뷰] 지드래곤 “예술계 ‘또라이’ 많이 탄생하길”

기사승인 2012-09-27 17:48:01

[인터뷰] “저는 캐릭터 느낌이 강한 아티스트예요. 음악도 그렇고 스타일링도 마치 만화에서 사는 듯한 유일한 느낌이죠. 그런 부분이 참 재밌는 거 같아요.”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 통통 튀는 캐릭터에 자신의 색이 뚜렷한 그는 본인의 매력을 ‘예측불가’에서 찾았다. 뚜렷한 방향을 정해두고 가는 것이 아닌 길을 가다 갑자기 우회전, 좌회전하는 즉흥성과 예측 불허성에서 오는 재미를 추구한다.

지난 2009년에 발매한 솔로 1집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 이후 3년 만에 미니앨범 ‘원 오브 카인드’(ONE OF A KIND)로 팬들 곁을 찾았다. ‘유일하다’는 의미의 이번 앨범에는 지드래곤만의 유일한 매력이 듬뿍 담겨있다.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지드래곤은 ‘원 오브 카인드’라고 쓰여진 검정 비니를 쓰고 등장해 ‘이것 역시 앨범 홍보활동의 일부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유일하다’

총 7곡이 수록돼 있는 이번 앨범에는 힙합부터 올드팝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이 담겨있다.

힙합과 일렉트로닉 두 장르를 즐길 수 있는 강렬한 사운드의 ‘크레용’과 자우림의 김윤아가 피처링한 올드팝 느낌의 ‘미싱유’, 불안한 정서의 도입부와 달리 곡이 진행될수록 흥겨워지는 넬의 김종완과 함께한 ‘투데이’ 등 풍성한 곡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더 이상 아마추어 느낌을 내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 이 친구 말고 하기는 힘든 음악’이라는 평을 받고 싶었고, 때문에 하나의 콘셉트로 앨범을 꾸미기보다는 한곡 한곡 좋은 노래를 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앨범은 자발적으로 19세 미만 청취불가 스티커를 붙이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그XX’ 등 일부 곡이 음반 심의에서 19금 판정을 받을 것으로 판단, 원곡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내린 결정이란다.

“XX를 담은 것은 고집일 수도 있습니다. 테디 형과 그 곡을 만들면서 의도한 것이 있는데, 그 녀석 혹은 그 자식으로 바꾸면 곡이 주는 느낌이 달라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그 용어가 사람들의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줄 것이라 판단해 바꾸지 않았습니다.”

‘나는 유해하다’

이번 앨범은 자발적인 19금 청취불가를 선언한 곡치고는 ‘청순하다’는 평이다. 지드래곤은 “더 심한 것을 넣을 수도 있었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면서 “앨범이 나오기 전에 자기검열 과정을 거쳤고 노래는 노래로만 봐줬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자신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 같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유해한 것 같다”며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유해하다’라고 단정 짓기는 좀 그렇고 ‘유해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청소년에게 나쁜 느낌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어릴 때 이런 음악을 듣고 자랐고 같은 노래를 듣더라도 개인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본인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유해할 수 있지만 제 곡이 나쁘게 작용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 그는 “음악적으로 ‘또라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음악이든 연기든 한 분야에 제대로 미쳐있는 사람들이 많이 발굴돼야 한다”고 털어놨다. 그래야 보는 사람도 재밌고 다양한 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뮤직비디오 아이디어를 직접 내는 그는 이번에도 독특하고 재밌는 장면의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 그러나 최근 시행된 뮤직비디오 사전 심의 제도로 인해 ‘창작의 제한’을 받는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심의제도가 없었다면 생각의 길이 더 넓었을 것 같습니다. 저뿐 아니라 아티스트들에게 법의 제한이 넓었다면 더 독특하고 재밌는 뮤직비디오가 많이 탄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니 그 안에서 최대한 재밌는 그림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싸이 형, 샘나지만 자랑스럽다”

지드래곤은 같은 소속사인 싸이의 세계적인 성공에 대해 “샘도 났지만 같은 한국사람으로서 무척 자랑스럽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강남스타일’의 마스터링 작업이 끝나고 첫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킬 줄은 몰랐는데 뮤직비디오의 음악과 영상이 잘 맞아떨어져 (이런 성공을) 이룬 것 같습니다. 세상에 ‘재미’를 이길만한 건 없으니까요.”

지드래곤이 생각하는 싸이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그는 “보고 따라 하기 쉬운 춤과 노래”를 1순위로 꼽았다.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돼 있다 보니 사람들이 듣기 쉽고 따라 부르기 좋은 곡을 찾는 것 같습니다. 마카레나, 셔플댄스 이후 사람들이 쉽게 따라 부를 만한 것이 없었는데 싸이 형의 ‘말춤’이 이런 부분을 충족시켜 준 것 같습니다.

싸이를 뛰어넘는 케이팝 아티스트로 성장하기 위한 각오도 밝혔다. 그는 “문화적으로 쇼킹한 느낌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면서 “머지않아 그렇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다”고 자신했다.

“싸이 형이 유쾌하고 재밌는 느낌이라면 저희는 ‘아시아 애들이 힙합 하는데 괜찮네’라는 느낌을 주고 싶습니다. 현재 미국 진출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붙은 상태이고 현재 어릴 때 좋아했던 많은 해외 아티스트들과 연락하며 교류중이기에 먼 얘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빅뱅, 잦은 사건 사고…시행착오 겪는 중”

최근 불거진 승리의 사생활 스캔들과 지드래곤의 대마초 혐의와 대성의 교통사고 연루 등 빅뱅의 끊이지 않는 잡음에 대해서는 “아직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다”면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저도 그렇고 멤버들에게 사건 사고가 많았습니다. 너무 큰 잘못을 해서 문제긴 한데 사람이니까 실수를 할 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조심해야 하는 게 저희의 몫인데 제가 볼 때 저희는 아직도 애들이고 커가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인으로서 앞으로 더욱 조심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이러다간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어릴 때부터 이 일만 하고 살았기에 ‘이 길은 안돼’라고 그어 온 것을 넘나들었던 것 같습니다. 멤버들과 만나면 ‘우리 정말 이러면 안돼’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리더인 제가 멤버들에게 모범을 보이지 못해 어느 순간부터 기죽어있던 것이 사실인데, 이제 다시 (리더로서의 역할을) 할 겁니다. 더 발전하는 지드래곤과 빅뱅 기대해 주세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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