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준 충격’에 ‘집무실 성행위’…“檢 문 닫을때 됐나”

‘김광준 충격’에 ‘집무실 성행위’…“檢 문 닫을때 됐나”

기사승인 2012-11-23 13:27:00
[쿠키 사회] 그야말로 ‘위기 중의 위기’이다. 김광준 검사의 ‘9억원대 금품 수수’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집무실 성추문’이 터져 나오면서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어디 나가서 검사라는 말도 못하겠다”는 등 한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광주지검 목포지청 소속으로 동부지검에서 직무대리로 근무하던 A검사(30)는 상습절도혐의 피의자 B씨(43·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B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A검사는 백화점에서 상습적으로 옷 등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는 B씨와 지난 10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유사성행위를 가졌고, 3일 뒤 인근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준호 대검 감찰본부장은 22일 “지난 20일 사건 관계인 변호인으로부터 이의 제기가 있어 해당 검찰청에서 자체 진상 확인 후 대검에 감찰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A검사와 B씨는 성추문에 대해 형사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감찰본부는 A검사가 사건과 관련된 ‘대가성 성관계’를 맺은 것인지, 성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A검사는 “합의 하에 관계를 가진 것”이라며 대가성이나 강압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지역 한 사립대 출신인 A검사는 로스쿨 1기 출신으로 지난 3월 검사로 임용됐다.

검찰은 말그대로 충격에 빠졌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씨 측근과 유진그룹 등에서 수사 무마 청탁을 받고 9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알선수재 등)로 2000년대 들어 현직 검사로서는 처음으로 구속된 김광준 검사 사건의 ‘상흔’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현직 검사가 자신이 수사하고 있는 사건의 피의자와 집무실에서 유사성행위를 하는 등의 초유의 사태가 터졌기 때문이다.

김광준 검사가 구속된 후 한상대 검찰총장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감찰 시스템을 점검해 환골탈태의 자세로 전면적이고 강력한 감찰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다짐한 지 불과 3일 만이다.

일선 지청의 한 검사는 “어이가 없어서 말이 다 안 나온다.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혀를 찼다.

수도권 지역의 한 검사는 “내가 봐도 ‘이래서 (검찰에) 신뢰를 갖겠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일반 국민들은 마음이 어떻겠나”라며 반문했다.

한 검찰 간부는 “예전에는 검사라는 자부심과 소명감이 있었지만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는지 모르겠다. 정말 문 닫을 때가 됐나보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검찰 간부는 “지금 검찰이 경찰하고 치고 박고 싸울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부터 변하겠다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정말 국민들로부터 버림 받을 수도 있다”며 지휘부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석동현(52·사법연수원 15기) 서울동부지검장이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23일 사의를 표명했다.

석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서울동부지검에서 발생한 불미의 사태에 관해 청의 관리자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직하고자 한다”며 “김광준 검사 사태로 조직의 위신이 바닥에 추락한 상태에서 다시 조직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이번 사태를 처음 접하는 순간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마음을 비웠다”며 사의의 배경을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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