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칼럼-장미인애]⑥ 김준수 콘서트와 ‘보고 싶다’ 촬영…바쁜 연말을 즐기는 법

[스타 칼럼-장미인애]⑥ 김준수 콘서트와 ‘보고 싶다’ 촬영…바쁜 연말을 즐기는 법

기사승인 2013-01-03 14:31:00

<책을 내거나 전문적인 글을 써본 적은 없지만,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 평소 친분이 있던 작가 원태연이 그의 글을 읽고 “이렇게 글을 잘 쓸 줄 몰랐다”며 놀랐다는 일화도 있다. 데뷔 10년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배우 장미인애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연말이 지났다. 매년 설레지만 사실 지나고 보면 고속 필름처럼 빠르게 지나가 버리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지난 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불안 증세가 시작됐다. 숍에서도 캐럴이 흘러나오고 촬영장을 오고 가는 곳에 불빛들이 반짝인다. 이 많은 사람들이 캐럴을 들으며 설렘과 사랑을 꿈꾸고 기억 속 추억을 더듬겠지, 라는 생각 속에 나의 살아 온 연말을 되돌아봤다.

어린 시절 나는 크리스마스엔 교회에 가서 성탄 예배를 드리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주님을 찬양했다. 그런 꼬마 시절엔 크리스마스가 마냥 좋았는데 요즘은 매년 크리스마스 때 일을 하다 보니 불안 증세만 나타날 뿐이다. “우리 딸은 항상 겨울에 촬영하는 구나. 크리스마스에는 가족과 함께 해야지”라는 아빠와의 통화가 잠시나마 위안 받는 유일한 낙이다.

아빠가 말씀하셨듯 나는 대부분 겨울에 촬영 중이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특별한 날을 만끽하고자 우발적으로 친구들을 모아 파자마 파티를 열기도 하고, 가끔은 촬영이 없을 때 훌쩍 1박2일로 겨울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촬영장이었다. 한번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즈음 영화 촬영으로 인해 지방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때 촬영이 무기한 연기된 일이 있었다. 속상한 마음에 밖을 돌아보며 그제야 크리스마스라는 걸 알았다. 마음은 속상했는데 내 마음과 다르게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가끔 한 없이 눈만 깜박이며 트리 장식을 보고 있던 그때가 떠오른다. 마음은 우울했지만 눈에 보이는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번 크리스마스의 불안 증세도 여지없이 적중했다. 음력 생신을 맞은 엄마를 축하해 드리고 여지없이 촬영했다. 누구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24시간은 자정이 될 때까지 달콤한 꿈을 꿀 것이다.

나에게 신데렐라처럼 화려한 호박마차가, 멋진 드레스가, 그리고 동화 속 왕자님이 툭 하고 떨어지기를, 아니면 로맨틱 영화의 한 장면처럼 뜻밖의 고백을 받거나 너무나 반가운 친구가 내 앞에 날아들기를 소망할 것이다. 그런 우연과 운명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곤 한다. 나도 그랬다.

촬영장에 머물던 크리스마스 이브 날,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하얀 눈을 바라보며 그것 하나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났다며, 그렇게 나를 위로 했다.

그리고 2012년의 마지막 날이 왔다. 같은 소속사인 JYJ 김준수의 뮤지컬&발라드 콘서트도 보고 회사 송년회도 참석하며 사람들과 반가운 인사를 하며 보냈다. 콘서트는 너무나 감동적이었고(정말 대단한 공연이었다+_+) 회사 송년회는 따뜻했다.

각자 시상식, 콘서트 끝내고 스태프들, 직원들 모두 모인 자리에서 한 해를 돌아보며 훈훈한 덕담을 주고받았다. 다음날 스케줄 때문에 오랜 시간 함께 하진 못했지만 감사 인사도 나누고 새해 덕담도 받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연말이 쓸쓸하지 않은 더 큰 이유는 전작인 ‘복희’ 팀과 오랜만에 만나 감독님과 작가님을 뵙고 인사 나눴기 때문인 것 같다. 나와 일년을 같이한 분들이기에 나를 누구보다 잘 알고 너무 예뻐해 주셔서 행복한 덕담도 듣고 내가 준비한 선물도 드리고 반갑고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나에게 의미 있는 2012년이 그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의 손을 꼬옥 잡고 눈을 마주치고 2013년을 맞이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 해가 그렇게 지나가고 1월 1일 지금 나는 은주의 집에서 MBC 드라마 ‘보고싶다’ 촬영을 시작한다. 모두 행복한 새해맞이 하시길!

글=장미인애

사진 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정리=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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