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빙판길에 뛰노는 아이들, ‘아차’하다 소아골절

눈길 빙판길에 뛰노는 아이들, ‘아차’하다 소아골절

기사승인 2013-01-09 11:00:01
[쿠키 건강] 예년보다 빠른 한파에 몸이 움츠러들지만 아이들은 눈이 오거나 길이 빙판이 되면 친구들과 눈사람을 만들며 눈싸움을 하거나 빙판길에서 아슬아슬한 슬라이딩을 즐기곤 한다.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하지만 미끄럽고 딱딱한 빙판길에 아이가 넘어지면서 낙상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며 응급처치법를 해야 하는지 을지대학병원 소아정형외과 김하용 교수와 응급의학과 박경남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아이들의 골절, 성장판 손상으로 성장 멈출 수도

골절이란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진 것을 말한다. 성인의 경우 심한 타박상이나 뒤틀림 등에 의해 골절이 발생하지만 아이들의 뼈는 넘어지는 등의 가벼운 충격에도 곧 잘 부러진다.
이때 아이들의 뼈는 약간 굽어지거나 겹쳐져 있어도 잘 붙으며 정확한 교정이 되지 않아도 자라면서 저절로 교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보다는 석고고정 등으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골절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김하용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아이들이 주로 다치는 부위는 넘어지는 순간 짚게 되는 손목주위와 팔꿈치, 발목 주위 등인데 이 뼈들의 양 끝에 성장판이 있어 주의해야한다. 성장판이 다치면 자라면서 심각한 성장장애를 일으키거나 기형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니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성장판 손상으로 인해 변형이 진행되는 경우는 반드시 수술적 치료를 해줘야 한다. 이미 발생한 성장판 손상은 성장이 멈춘 부위를 제거해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변형이 있으면 교정을 해줘야하기 때문이다.

흔히 ‘삐었다’고 표현하는 염좌는 신체의 관절을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범위 이상으로 움직여 그 관절에 붙어 있는 인대나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낭 등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관절에 손상이 생긴 것이다. 염좌는 아이들이 장난을 하거나 운동을 하다가 또는 돌발적 사고로 손가락이나 발목 또는 무릎, 팔꿈치, 어깨 관절 등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우리 몸에 있는 거의 모든 관절에는 염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전 체중을 지탱하는 발목 관절과 상대적으로 많이 쓰는 어깨 관절은 다른 부위보다 더 쉽게 염좌가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이 놀다가 ‘팔이 빠졌다’고 하는 탈골은 어깨와 팔꿈치, 다리, 턱, 손가락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는 관절 속에 들어 있는 뼈의 머리 즉, 골두부를 갑자기 세게 밀고 당기거나 비틀 때, 관절 속에서 뼈가 벗어나는 것을 일컫는다. 이때 손상된 관절 주위에 있는 인대나 근육, 관절낭 등을 포함한 다른 조직들이 동시에 손상될 수 있다.

관절이 탈구되면, 염좌와 같이 관절을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탈구된 관절은 염좌된 관절보다 더 심하게 붓고 통증도 심해 손발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때에는 먼저 얼음찜질 등으로 손상부위를 차갑게 해준 뒤, 움직이지 않도록 붕대와 삼각건 등으로 고정한 다음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넘어지거나 부딪혔을 때 입게 되는 가벼운 찰과상과 칼에 베이거나 뾰족한 것에 긁혔을 때의 열상 등은 우선 상처부위를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간단히 소독을 한다. 항생연고를 바른 후 멸균거즈로 감싼 상태에서 반창고를 붙이거나 붕대로 감는다. 이 정도의 상처는 일반적으로 1~2주 내에 잘 치유가 되지만 흔적이 남을 수가 있으니 얼굴 등의 상처는 특히 주의를 요한다.

칼이나 유리조각 등으로 근육, 인대, 혈관, 신경 및 내부 장기 등을 손상시킨 자상은 멸균거즈를 대고 세게 압박 지혈한 후 환부를 심장보다 높게 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녹슨 못이나 더러운 것에 찔린 상처는 곪거나 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리의 자잘한 파편에 찔린 경우에는 상처를 만지지 않도록 하고 병원으로 옮긴다.

아이들의 경우 코피를 자주 흘리기도 하는데 코피가 간단히 멎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10~20분 이내에 멎지 않는 경우에는 코나 혈액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니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간혹 코피가 나면 머리를 뒤로 젖히고 뒷덜미를 두들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좋지 않은 처치 방법이다. 아무런 효과도 없을뿐더러 잘못하면 코피가 기도에 들어가 구토의 원인이 된다.

우선 의자에 편히 앉히고 머리를 약간 숙인 상태에서 콧망울을 쥐고 코의 중앙, 즉 연골이 느껴지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밀듯이 압박한다. 그리고 이마에서 코 주위에 찬 물수건이나 얼음주머니를 대준다. 출혈이 많을 경우에는 코피를 삼키지 않도록 머리를 높게 하든가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편한 자세를 취하게 하는 게 좋다. 거즈나 탈지면으로 코를 막고, 얼음주머니를 대거나 얼음을 입에 물도록 한다.

◇손상부위 함부로 만지면 악화될 수도

염좌와 탈구, 골절은 서로 구별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염좌와 탈구의 경우에도 작은 골절이 함께 생긴 경우가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한 올바른 처치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뛰어 놀다가 다치게 되면 일명 ‘RICE’ 기법의 순서로 응급조치를 한다. 우선 안정을 취하고(Rest), 얼음찜질을 하며(Ice), 상처를 압박하여 지혈을 하고(Compression), 환자를 눕히고 심장보다 높게 상처를 들어 올려서 출혈과 부종을 감소시키는(Elevation) 것이다.

베개나 담요, 또는 판자 등으로 손상된 관절 부위와 그 주위의 성한 신체 부위까지 넉넉하게 부목을 대고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통 사고 등의 돌발적인 사고로 아이가 크게 다쳤을 경우에는 의사나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손상된 관절을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박경남 응급의학과 교수는 “되도록 처음 발견했을 때의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게 하고 환자를 함부로 옮기지도 말아야 한다. 비전문가가 함부로 만지면 부분파열의 정도가 완전파열로 악화될 수 있으며 자칫 뼛속 깊이 숨어있던 혈관이나 신경조직들까지도 파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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