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에 기침, 독감 아닐 수 있다? ‘가와사키병’과 구별해야

고열에 기침, 독감 아닐 수 있다? ‘가와사키병’과 구별해야

기사승인 2013-01-15 16:03:01

독감과 증상 비슷해 초기 진단과 치료 어려워

[쿠키 건강] 강남구에 사는 김지연(35) 씨는 최근 고열로 독감인 줄만 알았던 10개월 아이가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가와사키병이었다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아이가 열이 나고 다리와 입 주변에 울긋불긋하게 발진이 올라 독감으로 열꽃이 핀 줄만 알았다. 가끔 기침까지 했고, 응급실에서도 독감이라며 해열제를 처방해줬다.

그런데 고열이 5일간 계속되고, 발진이 온 몸을 덮으면서 눈이 빨개지고, 혀까지 울긋불긋 해졌다. 다시 찾은 소아과에서는 가와사키병으로 추정된다며 큰 병원에 가기를 권했고, 결국 면역억제제 투여를 비롯해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심한 경우 심장에까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에 김 씨 가슴은 철렁했고, 처음 갔던 응급실에서 독감이라며 해열제를 처방해준 일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독감과 비슷해 감기로 오해= 가와사키병은 기침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독감 혹은 감기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가와사키병은 고열을 동반한 혈관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자가면역 반응에 의해 심장의 관상동맥에 동맥류를 일으키는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주로 한국, 일본, 미국 등 환태평양지대 국가의 5세 이하의 어린이에서 발병율이 높으며, 가와사키병 연구회에 따르면 국내 발병율이 2006년 10만명당 108.7명이었던 것에 반해 최근 112.5~118.3명까지 증가했다.

가와사키병은 독감과 매우 비슷한 증상을 갖고 있다. 가와사키병은 초기에 고열을 비롯해 경우에 따라 기침, 설사, 복통, 두통, 소화장애가 나타나는 등 독감과 매우 증상이 비슷하다. 때문에 이 질환을 진단받는 아이들은 대부분 처음에 독감으로 생각하여 해열제를 먹다가 다른 증상이 동반된 이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고열, 발진, 눈충혈, 딸기혀 나타나면 가와사키병= 가와사키병의 주요 증상은 고열과 발진이다. 5일 이상 39°c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면서 손발의 발진과 부종, 양쪽 눈의 충혈, 빨간 입술과 딸기 모양의 혀, 온 몸에 생기는 피부 발진, 경부 임프절 비대 등 5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면 가와사키병을 의심할 수 있다.

손창성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가와사키병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지만 심장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가 진단을 통해 증상이 의심이 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와사키병 진단되면 장기간 아스피린 복용해야= 가와사키병으로 진단되면 발병 후 10일 이내에 면역글로불린 다량 요법과 고용량의 아스피린 치료를 받게 된다. 이 방법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추가적인 면역글로불린 요법이 요구되며 심장을 비롯한 다른 합병증의 가능성을 두고 추가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치료가 잘 돼 증상이 호전돼도 가와사키병의 심장 합병증 가능성으로 장기간의 아스피린의 복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겨울철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도 5세 이하의 어린이에서 고열이 나타난다면 무조건 독감으로 생각하기보다 유심히 관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도움말=손창성 교수(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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