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한국 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재진 선수가 2011년 갑작스럽게 은퇴했다. 이유는 발달성고관절이형성증에 의한 극심한 고통 때문이었다.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이 태어나면서부터 서서히 탈구 또는 발육 부진을 보이는 이 질병은 방치할 경우 퇴행성관절염 등 심각한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져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조재진 선수와 같이 비교적 나이가 젊은 30세 이전 환자들은 인공관절의 짧은 수명에 대한 오해 때문에 극심한 고통이 있어도 수술을 기피해 왔다. 하지만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인공 고관절로 치환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10년 이상 지나도 전혀 이상이 없고 육체노동까지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 받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인공관절센터 김영후 교수팀은 1995년부터 2001년 사이 인공 고관절 치환 수술을 받은 30세 이하 9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 측정한 엉덩이 관절 기능점수(Harris hip score)와 WOMAC 점수(만성 고관절염 환자의 장애나 통증 정도를 알아보는 지표)를 2011년 외래를 방문했을 때 측정한 점수들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00점 만점인 엉덩이 관절 기능점수는 수술 전 평균 41점이었던 것이 95점으로 나타났다. WOMAC 점수는 66점에서 16점으로 크게 줄어들어 통증과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최근 세계적인 정형외과 학술지인 미국판 JBJS(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에 게재됐다.
김영후 교수는 “수술 후 짧게는 10년, 길게 16년이 지난 환자들도 통증과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다. 직접 개발한 IPS와 프록시마의 우수성을 다시 확인하는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개발한 인공관절인 IPS와 프록시마는 마모가 적고 인공관절과의 접촉면에 있는 뼈의 골 손상도 적다. 또 내구성이 우수하고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16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김 교수는 “고관절 이상으로 인한 통증과 활동의 제약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삶의 질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인공관절의 수명도 관리를 잘 하게 되면 반영구적인 만큼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