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명절에는 건강기능식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부모의 건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자녀들의 효심 덕분이다. 그러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허위광고들도 많다. 이에 지난 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나서 설 명절을 맞아 선물용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올바른 구매 요령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 때뿐이다. 명절이 돌아오면 여전히 건강기능식품은 잘 팔린다. 왜일까. 바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이름에 ‘기능’이 붙다보니 말 그대로 왠지 신체기관의 기능이 좋아지고 치료효과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다. 그래서 늘 그렇듯이 또 속고 속는다.
전문의들은 건강기능식품을 두고 치료효과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신체기관이 좋아진다는 업체들의 주장도 특별히 몸이 아프지 않은 사람에 한해 해당된다고 말한다.
몸 아픈 사람이 건강기능식품을 잘못 복용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예전만 못하지만 특히 ‘글루코사민’은 관절이 좋지 않는 사람에게 잘 팔리는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다. 관절염을 지연시킨다는 기능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제품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는 글루코사민이나 홍삼 제품들은 당 성분이 다량 함유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상훈 부천하이병원 의무원장은 “관절 척추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는 고혈압, 당뇨병 등 합병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모르고 홍삼과 글루코사민 등 당 성분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을 오래 복용하면 혈당 수치가 잘 떨어지지 않아 관절·척추 수술을 할 경우 정작 수술은 잘해놓고 합병증 관리를 하는 데 애를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한 사람도 글루코사민을 과다복용할 경우 췌장의 베타세포를 손상시켜 오히려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일부 ‘칼슘영양제’는 골다공증 치료제와 함께 복용해선 안 된다. 칼슘 영양제에 함유된 마그네슘·칼슘·철을 함께 복용하면 킬레이트(chelate: 금속이온과 결합하는 화학적 작용) 현상을 일으켜 약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체내 칼슘을 더욱 증가시켜 고칼슘혈증, 요로결석, 심근경색 등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잘못된 정보는 건강기능식품 뿐만 아니라 식품에도 해당된다. 특히 칼슘이 많아 뼈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푹 고은 사골국물은 실질적으로 칼슘성분이 거의 없고 지방과 나트륨함량이 높아 오히려 지방이 칼슘과 결합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골밀도를 떨어뜨리고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김상훈 의무원장은 “척추관절을 보다 오랫동안 건강하게 쓰려면 건강기능식품보다는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듯 정기적인 관절·척추의 진단이 최우선이다. 허리, 어깨, 무릎 등은 제때 치료를 받아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후유증이 덜 남는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