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박상래 한국보험계리사회 회장
[쿠키 경제] 보험상품 내용이 갈수록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보험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보험산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 변화 등으로 보험산업의 성장 측면에 대한 불확실성 높아지면서 관련 전문가들의 역할이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가 관리하고 감내해야 할 각종 리스크들이 커짐에 따라 이를 종합적이고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보험계리사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보험계리사회 신임회장에 선임된 박상래(55·사진) 회장을 만나 계리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보험계리사? 낯설어 하는 사람이 많다.
“보험계리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위험관리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보험계리사들은 수학적인 방법을 적용해 미래에 발생할 위험, 확률을 측정, 이를 통계화 정보화하는 일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연금, 보험, 은행 등의 분야에서는 어느 단일 결정에 있어 주요 금융 영향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의 보험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계리사의 규모는?
“현재 한국계리사회에 등록된 회원수는 약 900여명 정도다. 삼성생명에 140명, 삼성화재 100명 등 각 보험사에 등록돼 있고,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 계리사의 역사를 보면 1970년대 정부에서 계리사 시험을 처음 도입했고, 1987년 보험사 개방에 따라 그 수요도 많아져 본격적으로 계리사가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부족해 합격 정원도 계속해서 늘리려고 한다.”
-현재 계리사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안이 있다면?
“현재 국제계리사회(IAA) 가입을 계속해서 추진 중이다. 보통 국제계리사회에서는 4월과 10월에 가입을 받는데 적어도 올해 안에는 국제계리사회에 가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의 모든 업권이 세계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계리사회도 국제적 기준에 맡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국제계리사회 가입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명칭 변경도 추진 중이라고 하는데?
“현재 보험업법상 명칭은 보험계리사다. 물론 보험업에 관련된 일들이 많지만 현재는 일반기업, 은행 등에서도 계리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공인회계사처럼 공인계리사로 명칭 변경을 하려고 한다. 금융위원회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공식 명칭변경은 법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서 계리사의 역할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IMF, 국제금융위기 이외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저금리 기조가 계속된다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무리한 자산운용전략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계리사의 역할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계리사의 비전은?
“현재 많은 취업 준비생과 대학생들이 계리사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자주 대학에 나가 특강을 하는데 학생들의 관심이 정말 뜨겁다. 하지만 아직까지 회계사와 같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변호사, 회계사보다 선호도나 대우가 좋은 직종이 계리사다. 미국 구직 전문사이트 ‘커리어캐스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험계리사는 미국인 직업선호도에서 2009년 2위, 2010년 1위를 기록했다. 미국 내에서도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을 정도로 고소득 직업으로 분류된다. 금융 위험도와 손해율 등을 계산해 보험사와 보험가입자 간 최대 이익을 도출하도록 하는 직업인만큼 그 위상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내년부터는 계리사 시험과목이 국제화에 맞게 완전히 바뀌게 된다. 계속해서 국제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해외진출도 용이해져 계리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또한 계리사 등록업무를 계리사회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계리사 보수교육 의무화 및 윤리규정, 상벌규정 제정 근거도 마련해 국제화와 더불어 내실화에도 집중하려고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