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려면 제대로 넘어져라”… 잘못된 낙상, ‘손목골절’ 불러

“넘어지려면 제대로 넘어져라”… 잘못된 낙상, ‘손목골절’ 불러

기사승인 2013-02-19 18:55:01

[쿠키 건강] 겨울철 미끄러운 노면에서 어쩔 수 없이 넘어지게 된다면 제대로 넘어져야 한다. 낙상 시 가장 먼저 짚는 손에 무리가 덜 가도록 넘어지는 방법을 알지 못하면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04년 25만7000명 수준이던 손목골절 환자는 2011년 30만2000명으로 7년 사이 약 18% 증가했다. 특히 도로에 내린 눈비가 새벽에 얼음판으로 변해 미끄러질 위험이 높은 겨울철에 손목환자가 급증하는데, 2012년 3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제주 튼튼병원과 대전 튼튼병원에 내원한 손목골절 환자 총 331명 가운데 약 31%인 102명이 겨울철에 집중돼 있었다. 이에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겨울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한 올바른 낙상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출근 전 안전 위한 사전 준비 먼저… 5분 간 균형발달 운동하고 내복이나 장갑 착용 필수= 스키장에서만 보호 장비를 갖춰야 하는 것이 아니다. 출근길에서도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무턱대고 서둘러 나가다 바로 집 앞에서 미끄러져 손목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근길 뜻밖의 사고를 예방하려면 하루 2번 5분간 균형발달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도와 밤사이 굳어있던 근육이나 인대로 수분과 산소 등의 영양분을 전달하고 관절의 운동범위를 넓혀 몸의 균형감각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또 따뜻한 실내에서 갑자기 추위에 노출될 경우 중심체온(항문 안쪽의 직장에서 잰 온도)을 뺏기지 않으려고 온몸의 혈관도 빠르게 수축하게 되는데 이때 뼈나 관절, 인대 등의 근골격계로 가는 혈액의 양도 함께 줄어 유연성 및 민첩성이 떨어져 빙판 위에서 쉽게 미끄러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보온 효과가 있는 긴 팔 내의나 목도리, 장갑 등의 방한용품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가급적 보폭을 작게 걷는 것도 손목골절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보폭을 작게 할 경우 체중이 몸 가운데로 집중되고 무게 중심이 낮아져 안정적이며 발바닥을 바닥에 최대한 많이 밀착시킬 수 있어 땅과의 마찰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광열 제주 튼튼병원 관절센터 부병원장은 “겨울철 외출 시 손발과 얼굴 등의 신체 끝부분은 심장에서 먼 위치에 있기 때문에 혈액 공급이 원활치 않고 차가운 외부 공기에 노출되기 쉬워 다른 신체부위에 비해 체온이 낮은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혈액 운동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 체력이 감소되기 쉽기 때문에 평소 무리한 운동보다 오전과 오후 두 번 정도 균형발달 운동을 통해 균형감각을 길러주는 것이 손목골절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출근길 낙상 인한 손목골절 최소화 하려면, 손으로 바닥 짚지 말고 엉덩이로 넘어져야= 손목골절의 가장 흔한 원인은 균형을 잃었을 때 잘못 넘어진 탓이다. 순간적으로 미끄러져 넘어질 때 작용하는 무조건 반사신경은 머리나 신체 내 주요 장기들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손부터 땅에 닿도록 지시하는데 안전한 낙상방법을 모른 채 무작정 손을 먼저 짚을 경우 손바닥이나 손등이 딱딱한 바닥에 닿으면서 생기는 1차적 충격과 몸이 바닥 쪽으로 기울면서 온몸의 무게가 손목으로 실리는 2차적 충격에 의해 손목골절이 유발된다.

낙상 시 손을 뻗은 상태에서 손바닥을 짚고 넘어질 경우 대부분 손목 시작점으로부터 2㎝ 위쪽이 손상을 입는데, 팔꿈치부터 손목까지의 아래팔을 구성하는 요골(노뼈)과 척골(자뼈)중 손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요골의 원위부가 부러져 뒤로 빠질 경우 콜레스(Colles) 골절, 바닥을 손등으로 짚어 뼈가 앞쪽으로 빠질 경우 스미스(Smith) 골절이라 부른다. 골절로 인해 부러진 뼈는 주변 신경을 압박해 부어오르거나 누르는 느낌 또는 저린감 등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손목 모양의 변형과 함께 덜렁거리는 느낌이 들며 손바닥을 뒤집기 어려운 손목장애 및 마비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미끄러져 균형을 잃었을 경우 넘어지지 않으려 버티거나 바닥에 한쪽 손을 짚는 것 보다는 차라리 넘어지는 것이 안전하다. 이때 손목골절을 최소화 하려면 양손으로 머리를 감싼 후 머리가 바닥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질 수 있도록 목은 약간 숙이고 체중을 엉덩이 쪽으로 실은 채 양 무릎을 구부리면서 쪼그려 앉듯이 넘어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손에 핸드폰이나 가방, 음료수 등을 들고 있다면 넘어지기 전 손에서 최대한 멀리 던져 놔버리는 것이 좋다. 유리파편이나 장신구 등이 바닥에 부딪혀 깨지면서 손바닥을 찌를 경우 뼈와 뼈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인대나 동작의 근본 움직임이 되는 근육 등이 손상돼 힘줄이나 신경손상 등의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바닥에 흘린 액체는 더 미끄러지기 쉬운 조건을 만들어 다시 넘어지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박동우 대전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출근길 뿐 아니라 하루 중 발이 가장 많이 붓는 시간대인 오후 3~4시 외근 길에도 종아리나 허벅지가 조이고 당기는 증상으로 인해 보행 시 균형을 잃기 쉽기 때문에 낙상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며 “혹시 예상치 못한 낙상으로 손목에 충격이 가해진 이후 골절부위에 나타나는 통증으로 인해 거동이 힘들거나 손상되지 않은 팔로 손상된 팔의 바깥쪽 부분을 지지해야 할 정도로 심한 경우에는 정형외과에 내원해 정확한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손목골절을 예방하는 하루 2번, 5분 균형발달 운동법]

아래 3가지 단계 운동 중 본인에게 맞는 단계를 1가지만 선택해 휴식시간 포함 총 5분을 넘기지 않고,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 2회 정도 운동하는 것이 집중력을 유지해 운동 시 균형감각을 잃고 넘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Step1. 한 팔로 벽 짚고 균형 잡기= 오른쪽 팔로 벽을 짚고 서서 왼쪽 발만 들어올린 채 10~30초 간 유지한다. 이후 왼쪽 팔로 벽을 짚고 오른쪽 발만 들어올린 후 10~30초간 정지한다. 양쪽 발을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진행하는 것이 1세트고 1세트가 끝난 후에는 30초간 앉아서 쉰다. 30초 간 유지하는 것이 힘들면 최소 10초로 줄일 수 있고 쉽다면 60초까지 연장할 수 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정지시간을 줄여 무리하지 않도록 한다.

Step2. 한발로 서서 양팔 벌리고 균형 잡기= 1단계 방법이 익숙해지면 양 발을 어깨너비만큼 벌린 상태에서 양쪽 팔을 양 옆으로 나란히 벌리고 오른발만 들어올린 채 10~30초간 정지한다. 이후 왼쪽 발만 들어올려 10~30초간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1세트다. 1세트가 끝난 후에는 30초간 앉아서 쉰다.

Step3. 한발로 서서 손 흔들며 균형 잡기= 벽에서 손을 떼고 균형을 잡는 데 별 무리가 없다면 양 발을 어깨너비로 벌린 상태에서 오른발만 공중으로 들어올린 후 양손을 깍지 끼고 머리 높이에서 좌우앞뒤로 흔들며 10~30초간 유지한다. 반대로 왼쪽 발만 들어올린 후 깍지 낀 양손을 머리 높이에서 좌우앞뒤로 흔들며 10~30초간 유지한다. 이 운동법 역시 양 발을 번갈아 가며 30초씩 운동했다면 앉아서 30초 동안 쉰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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