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물 찼다?’ 이유는…

‘무릎에 물 찼다?’ 이유는…

기사승인 2013-02-21 07:48:01

[쿠키 건강] 골절이나 파열처럼 특별히 뼈에 이상이 없는데도 겨울철 무릎이나 손목 등이 유난히 퉁퉁 붓고 쑤시는 이들이 있다. 여기에 관절을 굽힐 때 마다 통증이 심하고 정체불명의 물혹까지 생겼을 때 이를 ‘물이 찼다’고 표현하곤 한다. 누가 언제부터 쓴 표현인지는 모르지만 기가 막히게도 이들을 검사해보면 정말로 관절에 물이 차 있다. 대체 멀쩡하던 관절에 갑자기 왜 물이 찬 걸까? 더구나 그 물의 정체는 뭘까?


의학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관절수증(關節水症)’이라고 부른다. 원래 관절의 활막은 내부조직을 보호하고 유연성을 돕기 위해 활액을 분비시킨다. 때문에 평소 우리 몸의 관절에는 약 5㏄ 미만의 관절액이 일정하게 존재한다.

문제는 관절과 근육이 굳기 쉬운 겨울철 낙상, 무리한 운동, 외상 등의 작은 충격으로 이 활막이 손상되기 쉽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염증성 관절액이 증가하면서 부종과 둔통이 생기는 것은 물론 움직일 때마다 관절막을 팽창시켜 불편함을 초래한다. 심할 경우 세균성 관절액이 연부조직으로 스며들어 결절종(물혹)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부상확률이 높고 면적이 넓은 오금(무릎의 뒷부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가사노동으로 인해 주부의 손목에도 쉽게 나타난다.

다행히 치료는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외피에 주사침을 꽂아 관절의 물을 뽑아내는 천자법만으로도 압력이 줄어들면서 통증이 쉽게 완화된다. 만약 병변에 염증과 고름이 심하더라도 세정을 통한 처치도 가능하다. 이후에는 항생제 복용이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생활을 교정함으로써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더구나 채취한 관절액의 부유물, 혈액 및 고름의 유무, 점성도, 색깔 등을 분석함으로써 내과적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천자 후에도 물이 반복적으로 차고 통증이 재발된다면 연골상태를 의심해봐야 한다. 박승준 일산하이병원 원장은 “만약 연골에 손상이 있거나 활액막염으로 인한 유리체(미세 뼈조각)가 있을 경우 관절액의 흡수율이 떨어지면서 증상이 재발되는 것은 물론 훗날 탄발슬, 관절불안정성, 관절염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MRI(자기공명영상)검사 같은 정밀 검사를 통해 연골과 연골판의 상태를 확인한 후 외과적 시술을 실시함으로써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골에 문제가 있을 경우엔 관절내시경이 이용된다. 관절내시경이란 해당부위에 1㎝ 미만의 작은 구멍을 낸 후 고성능 카메라내시경을 넣어 내부를 모니터로 관찰하면서 진행되는 수술이다. 최소한의 절개만으로도 손상된 연골이나 활막의 일부를 절제하거나 봉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유리체를 제거하는 데도 유용하다.

이후 재활치료와 운동을 통해 관절연부조직의 혈류량을 높이게 되면 손상부위가 회복되면서 재발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진다.

한편 관절의 물이나 결절종을 가정에서 자의적으로 침이나 뾰족한 물건으로 터트려 치료하려고 하는 것은 금물이다. 세균감염의 위험이 크고 자칫 병변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또 뜨거운 찜질방, 목욕탕이나 온열기구를 이용한 민간요법도 피하는 것이 좋다.

박승준 원장은 “열을 가하면 근육과 인대가 이완되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는 것은 맞지만 뼈에는 오히려 좋지 않다”며 “고온에 25분 이상 노출되면 골연화현상이 더욱 가속화돼 오히려 건강을 더욱 해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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