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은 더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기 위해 자가형광기관지내시경을 시행했고, 점막 융기 부위가 자주색을 띠어, 조직검사를 한 결과 폐암으로 진단됐다. 30년 넘게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웠던 그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 건강을 과신했다. 이번 교통사고를 계기로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폐암의 조기 발견이 어려웠을 것이다. 다행스럽게 그는 폐암을 조기 발견해 수술만으로 완치할 수 있게 됐다.
폐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만성기침, 가래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므로 간과해 병원을 찾지 않는다. 그러나 기관지를 막거나 가슴 벽을 자극하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으면 이미 암으로 진행된 경우가 상당히 많다.
특히 폐암은 전이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발견 당시에 약 20~30% 정도의 환자만이 수술할 수 있는 상태이고, 나머지 환자는 암이 많이 진행되어 수술하지 못하고 항암치료와 같은 다른 치료를 해야만 한다. 그래서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자가형광기관지내시경’으로 폐암 조기진단 쉽고 빨라져
기침, 가래, 호흡곤란, 가슴 통증, 객혈,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2~3주 이상 지속해서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밀 검진을 해야 한다. 특히 가래에 피가 묻어나오는 경우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해야 한다.
흡연자, 석면 취급자, 고령자 등 폐암발생 고위험군이라면 저선량 흉부전산화단층촬영, 형광기관지내시경 검사, 객담 암세포 검사 같은 검진을 평상시 병원을 찾아 받아보는게 바람직하다.
폐암 조기 진단을 위한 검사는 각각 특징이 다르다. 저선량 CT는 기관지내시경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말초형 병변에 유용하고, 기관지내시경은 기관지에 생기는 폐암인 중심성폐암 진단에 효과적이다. 객담 세포진 검사도 폐암의 보조적 진단을 위해 이용되는데 대개는 폐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비로소 암세포가 검출될 확률이 높다.
폐암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이 3가지 방법이 이용되는데 각각의 검사가 상호보완적인 작용을해 진단이 이루어진다.
센터 김철홍 교수는 “저선량 CT와 객담 세포진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결국 조직학적 진단이 뒤따라야 비로소 폐암으로 진단내릴 수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자가형광기관지내시경은 이상 소견이 관찰되면 바로 조직검사를 시행해 2~3일 이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가형광기관지내시경은 빛이 반사, 흡수 혹은 자가형광 발현하는 기관지 점막의 특성을 이용한 검사다. 특수 고안된 자가형광기관지내시경으로 기관지 점막에 400~440nm의 빛을 비추면 정상 기관지 점막은 녹색을, 전암 단계 또는 폐암과 같은 비정상 기관지 점막은 자주색을 띠게 된다.
그러므로 조기 폐암 또는 전암 단계의 기관지조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자가형광기관지내시경은 침습성 폐암의 병변 경계를 관찰해 절제해야 할 기관지 부위 결정하고 수술 후 경과 관찰, 폐암의 재발 또는 다발성 폐암의 발견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
김철홍 교수는 “폐암은 발생률이 1위는 아니지만 폐암 사망률이 1위다. 이것은 폐암이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며 “흡연자 등 폐암발생 고위험군 이라면 정확한 폐암 조기진단에 유용한 저선량 흉부CT와 함께 자가형광기관지내시경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유미 기자 yumi@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