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맛있는 식품] 진짜 간장? 진한 간장? ‘진간장’ 이름의 유래

[알면 더 맛있는 식품] 진짜 간장? 진한 간장? ‘진간장’ 이름의 유래

기사승인 2013-02-27 10:06:02

[쿠키 생활] 중국음식이 불, 일본음식이 칼로 대변된다면 한국음식은 발효와 숙성에 있다. 한국인의 음식에 간장과 같은 장류 식품이 들어가지 않는 음식이 없을 정도로 간장은 우리 식생활에 중요한 식품 중 하나이다. “한 집안의 음식 맛은 장맛에 의해 좌우된다”라는 말이 결코 말뿐인 것은 아닐 것이다.

간장은 콩으로 만든 메주에 소금물을 부어 발효 숙성시켜서 조미료로 사용하는 전통적인 콩 발효식품이다. 간장은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콩으로 만들어지는 발효식품으로,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오래도록 저장이 가능한 조상의 지혜가 담긴 과학적인 식품이기도 하다.

한국사람이 언제부터 간장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지 정확한 년도를 알 수는 없지만, 중국측 문헌에 의하면 고구려 사람들이 3세기경에 콩으로 장류를 만들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시(?)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건너가게 되었고,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경에는 일본(奈良시대)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장류에 대한 문헌상의 최초 기록은 삼국사기(1145년)에서야 찾아볼 수 있다. 삼국사기「신라본기」(新羅本紀) 편에 신문왕(神文王) 3년(서기683년) 왕실의 폐백(幣帛)품목 중에 장(醬), 시(?), 해가 포함됐다는 기록을 통해 그 이전부터 대두를 이용한 발효식품들이 두루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간장이 산업적으로 대량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개화기였던 19세기 전후이다. 광복 이후 많은 피난민들이 생겨나고 고향을 떠나 도시로 사람이 몰리면서, 집에서 간장을 담궈 먹는 일이 어려워 지자 대도시를 중심으로 간장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간장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바로 진간장. 지금은 모든 회사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간장이름이지만, 처음 진간장이란 브랜드를 사용한 회사는 샘표다. 1966년 샘표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진한간장’이라는 의미에서 ‘진간장’이라는 브랜드를 처음 사용했다. 당시에는 소금물에 캬라멜 색소를 타서 간장이라 속여 파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위생상황이나 식품안전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 보다 믿을 수 있고, 다른 제품과는 차별화되는 브랜드가 필요했던 시기였다. 샘표의 진간장은 출시 이후 ‘진짜 간장이다, 믿고 살 수 있는 진짜 간장’이다 라는 소비자 입소문을 타며 더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다양한 종류의 많은 간장 제품들이 출시되는 지금 진간장은, 오랫동안 열을 가하는 요리에 사용하면 좋은 간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장조림이나 갈비찜 등 센 열이 가해지는 요리법에도 간장 맛이 잘 변하지 않기 때문. 특히 간장을 한번 끓여 사용하는 간장게장이나 장아찌 등에는 진간장을 사용하는 것이 바이블이 됐다. 세월에 따라 진간장의 용기나 맛은 조금씩 변했을지 모르지만, 간장을 대표하는 브랜드 자리는 47년이 지난 오늘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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