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슬’ 오멸 감독 “4.3 사건, 교육·선동할 생각 없어”

‘지슬’ 오멸 감독 “4.3 사건, 교육·선동할 생각 없어”

기사승인 2013-03-07 19:19:01


[쿠키 영화] 4.3 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의 오멸 감독이 “영화를 통해 역사적 사건을 바로 잡거나 선동, 교육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오멸 감독은 7일 오후 서울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지슬’(감독 오멸) 언론시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왜 4.3 사건의 한 부분만 다뤘느냐고 묻는데, 반대로 왜 그 사건의 전체를 영화에 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역사적 사건은 교육기관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이지 제 몫은 아니다”면서 “저는 교육자가 아닌 아티스트다. 역사적 사건을 말하려는 게 아니라 4.3 사건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영혼을 치유하고 싶다”고 알렸다.

또 “영화가 왜 실제 사건보다 덜 잔인한가라고도 묻는다”면서 “충분히 잔인했던 사건인데 그 통증을 왜 다시 꺼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도 와서 이 영화를 볼텐데 잔인하게 담아낸다면 그들에게 분노만 남길 것이다. 분노가 아닌 치유가 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는 제사를 지내는 형식을 갖고 있다”면서 “제사라는 것은 또 다른 형식의 축제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제사에 오는 마음으로 무겁지 않게 중간 중간 웃으면서 영화를 즐겨줬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지슬’은 1948년 11월, 제주도에서 민간인의 학살을 피해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주 4.3사건을 생생하게 담아냄과 동시에 묵직한 울림을 전하며 국내외 영화평론가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지난 3월 1일 제주도 개봉을 시작으로 오는 3월 21일 전국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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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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