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번 보험연구원장 인선 작업을 지켜본 보험업계 한 인사가 대뜸 던진 한마디다.
지난 14일 보험연구원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적으로 김대식 현 보험연구원장과 강호 보험개발원 부원장을 후보로 선정했다. 오는 22일 각 보험사의 결정에 따라 새 정부 첫 보험업계 유관기관 인사가 마무리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표방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선 작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이번에도 역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유관기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저금리 상황, 장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업계와 소비자들을 위한 보험환경 연구 등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만큼 이러한 일들을 전방에서 진두지휘해야 하는 보험연구원장의 역할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22일 결정의 시간을 앞두고 두 후보에 관한 소문들이 무성하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치루겠다고 다짐한 새 정부 방향과는 정 반대로 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일부 단체에서 대놓고 한 후보 밀어주기를 하거나 정부 고위 인사들의 이름이 거명되는 등 진흙탕 속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대식 원장은 지난 3년간 업적이 누구보다 탁월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보험개발원에서 성공적으로 보험연구원을 분리 시켰고, 그동안 민감한 이슈들을 전면에 나서 이슈화 하는 등 보험연구원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강호 부원장은 대신생명(현 현대라이프) 이사와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장,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부사장 등을 거친 정통파 보험 전문가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보험업계와 밀접한 관계가 없어 중립적으로 날카로운 지적을 해온 김대식 원장보다는 업계출신으로 관련 인맥을 많이 가지고 있는 강호 부원장을 선호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 후보의 보험연구원장 선임을 위해 모 단체장이 앞장 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내에 후보의 보험연구원장 선임을 위한 별도의 팀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두 후보간을 낙하산과 비낙하산, 전문가와 비전문가로 구분해 편 가르기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제 바통은 보험사로 돌아갔다. 추천위원회는 오는 22일 회원사인 보험사들이 참여하는 총회를 열고 투표로 차기 보험연구원장을 뽑는다.
보험업계의 장기적인 발전과 화합을 위해 당위성과 공정성을 가지고 신중을 기해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새 정부 첫 보험업계 유관기관 인사가 잡음을 종식시키고 성공적인 인선 작업으로 마무리될지 아님 언제나 그랬듯이 온갖 루머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인사가 될지 지켜 볼 일만 남았다. jkkim@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