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MC나 게스트로 출연한 연예인 및 유명인이 각종 의혹 및 사건에 연루되면서 방송 프로그램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방송 보류나 촬영 중단은 물론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이승연이 진행하던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이하 ‘이백녀’)는 촬영을 잠정 중단했고,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현영은 5년간 출연했던 Y스타 ‘식신로드’에서 자진 하차했다.
또한 표절 논문 의혹을 받고 있는 스타강사 김미경이 게스트로 출연한 MBC ‘무릎팍도사’는 결방을 선택했고, 이름을 내걸고 지난 1월 야심 차게 시작한 토크쇼 tvN ‘김미경쇼’는 고심에 빠져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박시연, 장미인애와 함께 기소된 이승연은 총 111회 투약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승연의 ‘이백녀’는 촬영이 잠정 중단된 상태지만, 촬영 재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제작진은 이승연의 하차나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하지 않고서 재판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언제 방송 재개가 가능할지 아직도 미지수다.
약식 기소된 현영은 42차례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을 받고 있다. 현영은 5년 간 정준하, 박지윤과 함께 진행하고 있던 ‘식신로드’의 제작진에 자진 하차 의사를 전달하며 “건강한 웃음을 전해드려야 하는데 많은 분들께 큰 걱정을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누구보다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프로그램인 만큼 결정이 쉽진 않았지만 공인으로서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문학 비하’ 논란에 이어 석사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인 스타강사 김미경의 경우는 더하다. MBC ‘무릎팍도사’는 21일 김미경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방송분 대신 ‘무릎팍도사’ 스페셜을 준비하기로 했다.
지난 주 ‘무릎팍도사’ 초대 손님으로 출연해 화려한 입담을 과시했던 김미경은 애초에 2회 분량으로 기획됐었지만, 이번 논문 표절 의혹으로 인해 나머지 한회 분은 전파를 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MBC 관계자는 “28일엔 예정대로 리처드 용재 오닐편이 방송될 것”이라고 전했다.
‘무릎팍도사’로서는 강호동의 복귀 후 비교적 낮은 시청률과 더불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만큼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강호동이 진행하던 KBS ‘달빛프린스’가 8주 만에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된 데 이어 이번 김미경의 논문 표절 의혹으로 방송분이 보류되자, 강호동이 컴백 후 안 풀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미경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tvN ‘김미경쇼’도 마찬가지다. 초대 손님으로서 혹은 특강으로서의 TV 출연이 아닌 진행자로는 ‘김미경쇼’가 처음이었던 만큼 야심차게 닻을 올린 바 있다. 지상파를 비롯 많은 방송사에서 프로그램 론칭 러브콜을 받았던 김미경은 tvN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강연쇼에 이렇게 돈을 들이는 방송사가 없다”라며 “내가 가진 진지한 지적인 콘텐츠로 쇼를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과감한 투자와 기대를 받았던 ‘김미경쇼’는 이번 표절 의혹 논란으로 위기의 기로에 서 있다. tvN 측은 “표절 판명이 나지 않은 만큼 당분간 방송은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일단 의혹이 제기됐고, 판명이 나지 않은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김미경쇼’ 방송은 기존대로 전파를 탈 예정이며 그 외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김미경쇼’는 매주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를 초청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그들이 걸어온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스타 강사인 김미경의 장점을 십분 살려 게스트의 성공 스토리를 듣는 중간 중간 그의 성공 비법에 대한 김미경표 공개 강의도 곁들여진다. 때문에 두 차례 구설에 올랐던 김미경의 강의가 이러한 희망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김미경 또한 공식 입장을 통해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제 강의를 들으며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졌던 많은 이들이 저로 인해 상처받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의혹에 대한 판명이 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논란 그 자체가 방송 프로그램에 고스란히 피해를 안길 수밖에 없는 상황. 방송을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상황에 관계자들의 고심은 깊어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