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2명 중 1명 ‘잇몸병’ 앓는다

청소년 2명 중 1명 ‘잇몸병’ 앓는다

기사승인 2013-03-22 07:42:00
지오치과 2012년 고교 1학년 834명 구강검진 결과, 잇몸질환 52%

[쿠키 건강] 한창 건강한 청소년들을 두고 ‘돌도 씹어 먹을 나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젠 옛말이 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15세 이상 청소년 사이에서 잇몸병이 매년 증가하는 등 잇몸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구강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청소년 잇몸 건강 적신호… 2명 중 1명 잇몸병 시작= 지오치과가 지난해 수도권 고등학교 1학년 8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구강검진결과에 따르면 약 52%가 잇몸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세 청소년의 2명 중 1명은 잇몸질환이 시작된 셈이다.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 및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20~30대에 심각한 잇몸질환인 치주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치주염은 잇몸질환 초기 단계인 치은염이 생긴 후부터 5~10년 사이, 빠르게는 1년 안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유전적 요인 및 식습관, 양치관리 등 생활습관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치료 및 관리가 안 되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구강질환이다. 방태훈 지오치과 김포점 대표원장(보철과)은 “잇몸병은 어른 병으로 여겨질 만큼 과거에는 청소년의 비중이 높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청소년들의 변화된 생활패턴의 영향으로 잇몸병을 겪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혼합치열기 끝, 치아 공백기 시작… 치료 방치가 원인= 청소년기, 특히 15세 이후부터 잇몸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시기에는 나타나지 않던 잇몸질환이 15세 이후부터 발생하기 시작하고 연령에 비례해 점차적으로 증가한다. 실제 지오치과가 지난해 중학교 1학년 821명을 대상으로 구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잇몸질환 환자가 29%(237명)로 나타난 것과 비교했을 때 약 3년 새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학년이 올라갈수록 청소년 잇몸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소년기 잇몸질환은 구강관리에 대한 관심 소홀, 불균형한 식습관,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구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방치하는 것이 잇몸질환이 증가하는 주요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2010년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를 보면 10세, 12세, 15세 등 연령이 높아질수록 치과 방문율은 낮아지고, 반대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치료를 받지 않는 비율은 높아지는 등 이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초등학교 시기까지는 부모의 관리 하에 치과 방문이 이뤄지지만, 혼합치열기가 끝난 후에는 치과 치료를 방치하는 치과 공백기가 시작돼 구강 건강이 악화되는 것이다.

청소년기 잇몸건강은 생활패턴의 영향을 받는다.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의 잦은 섭취와 빠듯한 일정 탓에 식사 및 간식 후 양치를 거르는 경우가 많다. 음식물은 입 안에 들어오면 일단 치태(플라그)가 되고, 일주일정도 유지되면 치석으로 남게 된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빨라서 음식을 먹은 후 몇 분 이내에 치아나 잇몸에 달라붙게 된다. 특히 식사 후 2시간 정도가 지나면 치태의 양이나 세균 증식 정도는 잇몸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되기 때문에 양치를 통해 치태를 잘 제거해줘야 한다. 학업 등 어른 못지않은 스트레스도 잇몸 건강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면서 면역력이 저하돼 세균감염이 쉽고 잇몸도 쉽게 붓게 된다. 잇몸이 부었다 가라 앉았다를 반복하면서 잇몸 사이 치태제거가 어려워지고 염증이 생기기도 쉽다. 덧붙여 최근 늘어나고 있는 부정교합도 원인 중 하나다. 치아가 겹친 부위에 음식물이 잘 끼고 양치질을 하더라도 제거가 쉽지 않아 치태 발생이 정상교합자보다 쉽기 때문에 양치질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청소년기에는 무엇보다 꼼꼼한 양치질을 통해 치태 제거를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덧니 등 부정교합을 가진 경우 치아가 겹친 부위에 치실 및 치간칫솔을 사용하며 치과교정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쉽게 나빠지지만 빠른 회복도 가능, 청소년기 스케일링 시작해야= 청소년기 잇몸질환은 성인의 치료보다 쉽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기 잇몸질환은 초기 단계이고, 잇몸 속까지 진행된 상태가 아닌 비교적 가벼운 치은염 환자인 경우가 많아 성인보다 치료가 쉽다. 대부분의 원인이 치태이기 때문에 치아와 잇몸경계부위의 간단한 스케일링을 통해 호전이 가능하다. 특히 안 쪽 어금니에 잇몸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평소 겉으로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도 안심하지 말고 1년에 2번의 정기검진과 함께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이 시기에는 학교 점심시간, 늦은 시간 야식 후, 잠자기 전 등 양치관리에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명우천 지오치과 수원점 대표원장(치주과)은 “학업 등으로 인해 어른보다 더 바쁜 청소년들이 가장 소홀하기 쉬운 것이 바로 치과 관리”라며 “이 시기에 제대로 관리하는 습관이 이뤄지지 않으면 성인이 돼 심각한 치주염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스케일링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1년에 두 번 정도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통해 잇몸질환을 유발하는 치태 및 치석을 제거하고 구강 상태를 청결히 하는 것이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청소년 잇몸건강 지키는 생활습관]

1. 학교 점심시간 후나 취침 전에는 꼭 양치질을 하는 등 평소 양치생활을 습관화한다.

2.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등 적절한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3. 덧니 등 부정교합이 있는 경우 치아가 겹친 부위에 치실 및 치간칫솔을 사용한다.

4. 1년에 2번 정기적으로 치과 방문, 검진 및 스케일링을 통해 치태를 제거해주고 올바른 양치방법의 습득이 필요하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